‘러시아 vs 서구’ 대립속 완충역할

바이든과 회동 앞둔 푸틴에 부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최근 아일랜드 여객기 강제 착륙 사건으로 국제 사회의 비난에 휩싸인 가운데, 그와 안보·경제 측면에서 전략적 관계를 이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내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푸틴은 루카셴코를 지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치적 비용을 지출할 것인지 선택에 직면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서구사회와의 관계 개선을 원했던 크렘린궁의 노력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루카셴코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오랜 장기 집권 과정에서 이른바 ‘공생 관계’를 구축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서구 유럽 등과의 갈등 속에 벨라루스를 완충지대로 활용해왔고, 동시에 루카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 하에 자국 내 권력을 유지해왔다.

실제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해 부정선거 논란으로 벨라루스에 대규모 항의 시위가 일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찾아 지원을 호소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에 15억달러 차관을 약속하며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번에도 크렘린궁은 벨라루스 당국의 여객기 강제 착륙 조치가 “국제 규정에 부합한다”며 뒤늦게 루카셴코 대통령의 편에 섰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푸틴 대통령에게 전적으로 의지해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맞붙었던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러시아 외무부와 크렘린궁 일각서는 더이상 루카셴코를 견딜 수 없는 인물로 보고있다”면서도 “동시에 친러 인사를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현재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폭발물 설치 신고가 들어온 여객기를 강제 착륙 시키 것은 합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객기가 우리 국민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면서 “나는 자국민을 보호하며 합법적으로 행동했다”고 항변했다.

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