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중년 여성의 모발ㆍ 뼈 건강에 도움”
일반 콩보다 발효 콩이 장 건강에 더 효과적
한·중·일 콩 발효식품 항암효과 ‘청국장’ 가장 우수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당뇨에 좋습니다’ 청국장 전문 음식점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이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는 내용이 생겼다. 청국장이 모발 건강에도 이롭다는 연구가 최근 발표됐기 땝문이다. 또한 청국장은 ‘항암작용’을 두고 벌인 ‘한·중·일’ 발효콩 식품전에서도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청국장 자주 먹은 중년 여성, 모발 개수 증가”
그동안 청국장은 혈당 관리 등 주로 대사질환과 관련된 효능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모발과 관련된 연구가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한국미용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건국대 생물공학과 강상모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아침 식사 전 생 청국장을 50g씩 12주간 섭취한 중년 여성 그룹은 면적당 모발 개수가 이전보다 4.7%, 모낭당 모발 개수는 13.6% 많아졌다. 눈썹 두께와 짙기, 손톱 두께도 증가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고 노화로 떨어지는 단백질 흡수력을 콩 단백질을 통해 높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장 내 유익균 ↑· 뼈 건강엔 일반 콩보다 청국장이 더 효과”
물론 발효식품이기에 장 건강에도 이롭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코로나19) 이후 김치가 장 건강 식품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청국장도 빼놓을 수 없는 우리나라 발효식품이다. 청국장 10g에는 300억 마리의 유익한 미생물이 들어있으며 이 미생물들이 장의 활동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농촌진흥청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WHO)와 함께 이러한 청국장의 우수성을 알린 바 있다. 건강한 성인 222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는 청국장처럼 콩 발효식품 섭취가 많을수록 장 속에 유익한 미생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효된 콩 식품과 일반 콩의 차이는 뼈 건강 연구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식품기능연구본부 안지윤 박사 연구팀의 실험결과, 일반 콩(대두)을 먹은 쥐의 골밀도는 1.8배 늘었으나 청국장을 먹은 쥐는 3.9배 증가했다.
‘청국장·물두시·낫또’ 중 뛰어난 항암효과는 ‘청국장’
항암효과는 어떨까. 청국장은 세계적 웰빙식품으로 알려진 일본의 낫또나 중국 물두시와의 경쟁에서도 뛰어난 항암작용을 입증했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2017)에 실린 차의과대 식품생명공학과 박건영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청국장은 위암 발암물질(MNNG)에 대한 돌연변이 억제율이 최대 66%로, 물두시(63%)와 낫또(60%)보다 높았다. 암세포 억제 효과도 뛰어났다. 청국장의 결장암 세포 억제율은 76% 였으나, 물두시와 낫또는 각각 27%와 15%에 그쳤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콩 발효식품의 암세포 억제 효과를 비교한 결과, 청국장·물두시·낫또의 순으로 항암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콩의 종류, 종균, 발효 시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 청국장과 물두시는 발효시간이 3일 이상이지만 낫또는 18시간 정도로 짧다.
또한 청국장은 낫또균을 인위적으로 접종해 만든 낫또와는 전혀 다른 식품이다. 유래에서 알 수 있듯이 삶은 콩을 그대로 자연 발효시킨 음식이다.
한식진흥원의 '맛있고 재미있는 한식이야기'(2012)에 따르면 청국장은 고구려에서 처음 만들어먹었다. 말을 타고 다니던 고구려인들이 콩을 삶아 말안장 밑에 넣고 다니며 먹었던 데서 유래했다. 말의 체온으로 삶은 콩이 자연 발효되면서 쉽게 상하지 않는 청국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홍만선이 쓴 농업백과사전 ‘산림경제’에는 청국장이 ‘전국장’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등장한다. 전쟁이 나도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청국장은 우리 조상의 지혜가 담긴 천연 발효식품인 셈이다.
청국장은 찌개 뿐 아니라 김이나 김치에 싸서 생으로 먹어도 좋다. 이전에는 오랜 시간 발효 콩을 띄워 냄새가 많이 났지만 요즘은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청국장이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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