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안 공개 이후 주민반발 확산

유력 정치인들까지 공방 가세

철도계획 10년 청사진을 담은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초안이 발표된 지 한 달 만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김포~부천을 연결하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등을 포함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초안이 공개된 이후 김포 등의 주민은 ‘강남 직결’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엔 유력 정치인들까지 GTX-D 공방에 가세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고 유력 정치인들의 압력이 가해지면서 결국 국토교통부가 ‘강남 직결’에 관한 언급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7일 오전 7시 출근길 김포골드라인에 탑승했다. 김포에서 서울을 잇는 김포골드라인은 2량짜리 꼬마 열차로, 혼잡률이 285%(100명 정원에 285명 탑승)에 이른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노형욱 국토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 방식으로는 안 된다. 4차 국가철도망 계획이 시간이 걸리는데 그것에 인색할 필요가 있냐. 시간이 가면 더 혼잡해진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김포골드라인에 탑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안 대표는 지난 19일 ‘GTX-D 노선 문제점 및 대안 모색 간담회’에서 “신도시는 교통인프라를 먼저 설비한 뒤 개발을 진행하는 게 도리”라며 “열악한 상태로 버려두고 ‘사는 사람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놔두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자체 반발과 유력 정치인들의 압박이 이어진 상황에서 정부는 최근 노선 확장 가능성 검토에 나섰다. 국토부는 최근 GTX-B 노선과 선로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GTX-D의 일부(혹은 전체) 열차를 서울 여의도나 용산역까지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최근 정부의 노선 연장 검토에 따라 정부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정책의 신뢰성이 손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수요조사 등을 통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초안을 마련했다. 교통연구원은 지자체 요구대로 GTX-D 노선을 설계하면 지하철 2·7·9호선과 노선이 중복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투자 규모를 적절히 안배하는 차원에서 김포~부천 연결로 정책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정책 방향 변경에 따라 광주~대구를 잇는 ‘달빛내륙철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숙원사업을 철도망 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GTX-D 확장 방향성은 다음달 발표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최종안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철도망 계획은 향후 10년간 철도망 구축의 기본 방향과 노선 확충계획 등을 담고 있는 중장기 법정 계획으로, 철도에선 최상위 계획이다. 철도를 건설하려면 우선 이 계획에 들어가야 사업 추진의 근거가 마련된다.

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