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자신의 오랜 측근을 국영은행 차기 수장에 지명하는 게 유력하다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는 금명간 이탈리아 국영은행인 카사 디포지티 프레스티티(Cassa Depositi e Prestiti·이하 카사 디포지티)의 차기 은행장에 다리오 스칸나피에코 현 유럽투자은행(EIB) 부사장을 앉힐 가능성이 높다. 드라기 총리의 결심이 서면 늦어도 27일 오전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재무부 산하에 있는 이 국영은행은 자산이 5100억유로(약 697조원)다. 이탈리아 내 어떤 은행보다 많다. 디지털 결제 대기업 넥스의 최대주주이며, 텔레콤이탈리아의 지분도 상당량 갖고 있다.
드라기 총리의 측근이 기용되면 은행의 정책변화에 따라 이탈리아 기업 환경이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유럽연합(EU)에서 수혈받는 회복 기금 수십억유로를 이탈리아 경제에 투입하는 계획에서 이 국영은행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블룸버그는 스칸나피에코 EIB 부사장의 경력을 보면 드라기 총리의 선택은 당연하다고 분석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드라기 총리가 재무부 관리로 국가자산의 민영화를 주도할 때 호흡을 맞췄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드라기 총리로선 측근을 요직에 기용해 이탈리아 경제 재건을 위한 판을 짤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스칸나피에코 부사장의 경쟁자로는 이 국영은행의 파브리지오 팔레르모 현 은행장이 꼽힌다. 드라기 총리의 전임자인 주세페 콘테 전 총리가 임명했다.
재계가 주목한 여러 건의 전략적 거래를 감독해 카사 디포지티를 이탈리아에서 가장 강력한 공적 지주로 변화시킨 인물이라는 평가다.
드라기 총리는 이제까지 콘테 총리가 지명한 고위 관리를 바꾸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팔레르모 현 은행장의 유임은 ‘깜짝 인사’가 될 것이는 관측이다.
카사 디포지티의 차기 수장은 베네통 가문의 사회기반 시설 지주회사인 아틀란티아와 진행한 91억유로에 달하는 고속도로 관리사 아우토스트라데 인수 협상을 마무리 짓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