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범죄 실질적 차단 효과

A씨는 유령법인 임원 명의 대여 모집책인 B씨의 제안에 따라 유한회사를 설립, 회사 명의로 은행 계좌 4개를 개설해 B씨에게 넘기고 그 대가로 현금을 받았다. A씨는 또 다른 모집책인 C씨가 대포통장을 만들어 불법 도박 사이트에 넘기자는 제안에 또 다시 회사 명의 계좌 4개를 개설, C씨에게 넘기고 현금을 수령했다.

이같은 범행이 드러나면서 A씨는 유령법인 설립과 대포 통장 개설 등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대포통장 양도 혐의에 대해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회사는 아직까지도 존속해있는 상황이다.

이같이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이나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이용된 유령법인 관련 범죄로 수사·기소돼 유죄 판결이 나와도 법인이 해산되지 않고 유사한 범죄에 재사용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면서 검찰이 해산 절차에 나섰다.

서울북부지검 공판부(부장 이지형)은 유령법인 68개를 찾아내 각 법인의 본점 소재지 관할인 전국의 13개 법원에 해산명령을 청구했다고 26일 밝혔다. 북부지검이 지난 1년간 유령법인과 관련해 재판 중이거나 선고된 판결문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유령법인은 실제 운영되지 않는 법인을 설립해 등기(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동행사 혐의)하는 방식으로 통상 범죄에 이용된다. 또한 은행에 허위 사실을 고지하고 계좌를 개설해 은행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업무방해)하고 개설한 계좌의 현금카드 등 접근 매체를 양도(전자금융거래법 위반)한 혐의로 처벌 받을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령법인의 존속 자체로 범죄를 일으킬 위험성이 있어 적극적으로 해산명령을 청구해 추가 범행을 실질적으로 차단하겠다”며 “유령법인에 명의를 제공하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뿐 아니라 유령법인을 해산해야 하는 법적·사회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