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궤도 진입...대권 도전 공식화
87년 체제 종식...일류사회로 나가야
공정이 토대 돼야 사회 분열도 감소
외교, 진영 벗어나 ‘창조 외교’로 가야
대담 : 이형석 정치부장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제3 후보론’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이광재 의원은 “사실상 대선 궤도에 진입했다”며 대선 출마 의지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정치를 하기보다는 국민적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정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그는 여권 내 경선 라이벌이 될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기본소득 메시지의 강렬함은 매력적”이라며 불꽃 튀는 경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고, 야권 내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서는 “대한민국은 생각보다 큰 나라”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해 ‘노무현의 오른팔’로도 불렸던 이 의원은 권력의 정점에 서 보기도, 강원도지사 당선 직후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며 정치적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화려하게 복귀해 다시 여의도 정치권으로 복귀한 그는 최근 주요 4강과 의원 외교를 주도하며 메시지의 폭과 깊이를 더하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의원을 만나 대선 출마의 포부와 계획을 직접 들어봤다.
-당 안팎에서 언제 출마 선언을 하는지를 가장 궁금해하고 있다.
▶이미 대권 궤도로 진입하고 있다고 본다. 우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일이 끝난 뒤를 생각하고 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잘 마쳐 당면한 반도체, 백신 문제를 해결해 국민에게 안도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요구한 부동산과 소통 문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정리를 한 뒤에 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 예의일 것 같다. 국민은 지금 회초리를 들고 있는데 반성문도 쓰기 전에 축구 하러 나간다고는 할 수는 없지 않나.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연설에서 강조했던 게 ‘소통’이었다. 그러나 국민의 눈은 여전히 매서운 것 같다.
▶맞다. 우선 우리 사회가 공정하다는 토대를 만들어야 사회적 분열을 줄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노력해야 하는데,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정치를 하기보다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가 중요하다. 노 전 대통령만 보더라도 지지층의 반대 속에서도 한미 FTA를 성사시켰다. 그런 담대함을 갖고, 좋아하는 일보다 해야 할 일을 하는 ‘빅딜할 수 있는’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그렇다면 이광재가 제시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지금의 시대정신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향해 달렸던 87년 체제의 종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행복과 존엄을 지키려는 국민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을 일류국가, 일류사회로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정치권의 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이광재가 생각하는 일류사회는 어떤 사회인지 궁금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산과 소득의 양극화가 심하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도 크다. 세대 간의 통합이 어렵고, 이념 갈등도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가 제시하는 개념이 ‘평생복지’다.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는 소득뿐만 아니라 주거와 교육, 의료, 문화, 공동체, 저비용 등 7가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국내총생산(GDP)이 그동안 국가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7개 기준을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만들고 국가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제는 GDP가 오른다고 국민들이 무조건 행복해지지 않는다. 국민행복지표를 만들어 새로운 평생복지로 국민 행복을 실현해 보이겠다.
-대선 슬로건으로 ‘기본소득’을 내건 이재명 경기지사와 비교된다. 이 지사의 방향을 평가한다면.
▶이 지사는 장점이 많은 분이다. 기본소득 메시지의 강렬함은 매력을 갖고 있다. 향후 경선이 진행된다면 불꽃 튀는 경선이 됐으면 한다. 나이도 비슷하고 도지사 경험도 같다. 여기에 더해 나는 청와대와 국회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와 외교의 통합 메시지를 더 강조하려 한다.
-야권 내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지금 주변에서 정치를 시작하라고 얘기를 많이 하고 있을 것이다. 공부도 많이 하고 있을 텐데 하다 보면 정치하기 싫다는 생각도 많이 들 것이다. 대한민국은 생각보다 큰 나라다. 외교와 경제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일부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란 전망도 하는데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안 가는 것이 맞기도 하고.
-외교를 강조하는데, 최근 주요 4강 의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의원 외교’도 주도하고 있어 “대권을 앞둔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 지금 우리 외교의 현주소는 어떻게 보나.
▶지금까지의 외교가 ‘진영 외교’였다면 이제는 ‘창조 외교’로 전환돼야 한다. 당장 미중 관계가 중요해졌는데, 당장은 미국이 주도 중인 ‘쿼드 플러스’ 가입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의 적극적인 가입 요구가 있었는지, 중국과 일본의 입장을 파악해 결정해야 한다. 종국에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하는 ‘플러스 G10’과 동북아 7개국 정상회의를 주도해 지구라는 운동장 전체를 쓰는 외교 선진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미국과는 당장 반도체와 백신 등의 경제 현안이 몰려 있는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나.
▶백신 같은 경우, 우리가 무조건 매달리는 형국은 아니다. 미국이 원천 기술을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뛰어난 생산 기술을 갖고 있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로 한미 간의 좋은 협력 모델이 나오면 좋겠다. 반도체 역시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이 더 커졌다. 특히 우리가 아직 부족한 시스템 메모리 부분에 대해 미국과 더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 강문규·유오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