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민원 증가 우려

설계사, 계약유지율 하락으로 수익 감소 우려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올 하반기부터 비대면 보험 가입 규제가 전면 풀리지만 비대면 해지는 아직 요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보험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직접 보험 회사나 대리점을 방문하거나 보험설계사와 대면해야 한다. 전화나 인터넷상으로 해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외적으로 보험에 처음 가입할 당시 통신수단을 이용한 계약 해지에 사전 동의한 경우에만 비대면으로 해지할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 비대면 보험 가입이 가능해지는 것과 대비된다. 또 고령자나 장애인 등 이동이 불편한 사회 취약 계층들은 보험 해지에 어려움이 따르고,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사회 전반의 비대면화 추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초 보험 해지 역시 비대면으로 할 수 있게 허용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보험 계약체결 이후라도 본인 인증만 거쳤다면 비대면 해지가 가능하게 허용하는 내용이다.

금융위도 법 개정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당정은 ‘한국판 뉴딜 법제도 개혁’ 57개 과제 중 비대면 보험계약 해지 등 42개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김한정 의원안을 수용하는 입장으로 국회 열리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우려와 반발이 넘어야 할 문턱이다. 우선 보험사들은 민원 발생이 크게 늘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의 경우 펀드나 예금 등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중도 해지시 받는 불이익이 크다”며 “불이익을 잘 모르고 비대면으로 해지 했다가 취소해 달라는 민원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험계약을 해지하면 고객은 이미 납입한 보험료보다 훨씬 적은 해지환급금을 받게 된다. 특히 무해지환급금 상품의 경우 보험료 납입 완료 전에 해지하면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매우 적다.

게다가 보험설계사들의 반대도 강하다. 보험 계약 해지를 쉽게 하면 설계사들의 수익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설계사들은 고객을 유치한 후 모집 수수료를 3~5년간 나눠 받는다. 그런데 도중 고객이 보험을 계약 해지하면 수수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김한정 의원실 관계자는 “특히 설계사들의 우려를 인지하고 있다”며 “소비자 편의를 위해 비대면 서비스는 가야 할 방향인 만큼 우려 사항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논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