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0명 중 1명만 300만원대 월급
한정된 일자리...서로 이해할 여유 없어
절대적 박탈감이 ‘집단적 분노’로 분출
MZ세대의 젠더갈등 원인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이들이 기성세대보다 일자리 부족 등 ‘생존 경쟁’에 내몰렸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청년세대 젠더 갈등도 풀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청년들이 생존 경쟁에 내몰리다 보니 남성과 여성 서로 이해할 여유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월 300만원 이상 대기업에 준하는 월급을 받는 청년들은 10명 중 1명”이라며 “기성 세대에선 일자리가 비교적 넉넉했지만 지금은 서로가 한정적인 자리를 놓고 싸우게 만드니 각 성별이 서로를 돌아보고 입장을 이해할 틈조차 없다”고 설명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MZ세대는 기성 세대로 흡수되지 않고 소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청년들은 ‘내가 아무리 노력했는데도 집도 없고 취업도 못하고 결혼도 못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 상황이 누구의 탓인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자신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박탈감을 느낄 때 자신이 속한 집단과는 다른 집단, 예를 들면 ‘남성이면 여성’, ‘MZ세대면 기성세대’ 등으로 분노가 향한다”고 설명했다.
MBC 시청자위원으로 활동하는 최 교수는 개그우먼 박나래 씨의 성희롱 논란을 두고 “집단적 분노 표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남성들은 성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할 발언권을 가졌고 이같은 발언권이 여성들에게는 암묵적인 폭력으로 다가와 이를 제재하고 개선하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반면, 여성들은 성적으로 억눌려 있다가 이에 대해 개방적인 표현을 장려하자는 흐름과 맞물려 남성들이 불공평함을 느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의 ‘안티 페미니즘’ 논란 등 정치권까지 젠더 갈등을 의제로 끌고 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궐선거 이후 표심용”이라고 꼬집었다.
구 교수는 “깊이 있는 고민을 하고 내린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며 “대승적으로 시선을 끌어보겠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도 군대를 가게 해야 한다’는 얘기는 황당하다”며 “군복무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 고민하지도 않았고 그럴싸한 시각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4·7 보궐 선거 이후로 청년들이 주요 표심으로 등장하니 ‘가만 있으면 안 되겠다’는 수준의 차원에서 발언을 한다”고 덧붙였다. 신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