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자료 수집 목적 촬영, 사회상규 반하지 않아”
초상권 침해는 맞지만 손해배상 의무 인정 안돼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층간소음 분쟁 과정에서 상대방을 촬영한 행위는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촬영을 당한 정모 씨가 분쟁 상대방 조모 씨 등 3명을 상대로 낸 위자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대법원은 조씨가 층간소음 항의 차 정씨를 방문해 촬영한 행위는 초상권 침해라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당시 층간소음 문제로 감정이 격해져 욕설과 폭력이 행사될 가능성이 있던 상황”이라며 “형사 절차와 관련해 증거를 수집·보전하고 전후 사정에 관한 자료 수집을 위해 이를 촬영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형사 절차상 증거보전의 필요성과 긴급성, 방법의 상당성이 인정되므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조씨에게 손해배상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전주 완산구의 한 아파트 단지 부녀회장인 조씨는 2018년 4월 같은 단지에 거주하는 정씨를 찾아가 층간소음에 대해 항의했다. 자신을 촬영하는 것을 안 정씨는 조씨의 휴대전화를 내리쳐 바닥에 떨어뜨렸고, 조씨의 손을 붙잡아 비틀며 욕설을 했다. 이로 인해 정씨는 벌금 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후 정씨는 조씨가 휴대전화로 자신을 촬영해 초상권이 침해됐다며 위자료 5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고, 항소심도 ‘초상권 침해는 맞지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아 위법으로 볼 수 없다’며 같은 판단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