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값, 전망치 웃돈 인플레에 이틀 연속 하락…0.7%↓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국제유가가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80달러(1.2%) 오른 배럴당 66.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월 이후 최고치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0.26달러(0.38%) 내린 69.06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유시장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원유 수요 전망,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사태 등을 주시했다.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적게 줄었지만, 미국의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재고가 줄고 있다는 소식은 유가를 견인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7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재고가 42만6000배럴 줄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는 220만배럴 감소였다.
전날 발표된 미 석유협회(API)의 원유 재고는 250만배럴 감소했다. EIA는 수요를 가늠하는 자동차 휘발유 공급량이 지난 4주간 하루 평균 배럴당 890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월간 보고서에서 팬데믹 이후 생긴 공급 과잉이 산유국들의 산유량 축소로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IEA는 올해 2분기 인도의 수요 감소를 반영해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전년보다 하루 54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전보다 27만배럴 줄어든 것이다.
1분기 인도와 미국의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했으며 2분기 인도 수요 전망치를 하향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IEA는 그러나 하반기 전망치는 유지했으며 원유 수요가 올해 말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거의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IEA가 하반기 경제 재개를 이유로 낙관적 수요 전망을 유지하면서 유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수요 전망치를 유지한 바 있다.
벨란데라 에너지의 마니쉬 라지 최고 재무 책임자는 IEA 보고서 이후 주요 원유 소비국들의 탄탄한 수요 전망으로 분위기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메모리얼 데이와 이후 이어지는 여름 휴가 시즌을 앞두고 도로 교통량과 호텔 및 항공 여행 예약이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의 원유 수요는 탄탄해 보인다고 말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루이스 딕슨 원유 시장 애널리스트도 “OPEC과 IEA의 보고서에 나타난 낙관적 수요 전망 기대로 유가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기관 모두 올해 평균 하루 평균 9640만배럴가량의 원유 수요를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최대 송유관을 운영하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해킹 공격으로 송유관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휘발유 공급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008달러로 집계됐다. 갤런당 3달러를 넘은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미 동남부 일대를 중심으로 ‘사재기’ 행렬이 몰려들면서 재고가 바닥 난 주유소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콜로니얼 송유관은 동부 해안 일대의 석유 공급 중 45%를 책임진다.
콜로니얼 측은 주말께 상당한 수준의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시장에서는 장기화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국제금값은 시장 전망치를 훌쩍 웃돈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의 영향으로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가 사실로 확인되면서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시장 전망치를 훌쩍 웃돈 4월 CPI에 상승세를 재개하며 금 가격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13.30달러(0.7%) 하락한 1822.80달러에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초 전망보다 강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에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4월 CPI는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0.8% 올라 월가의 전망치 0.3%를 훌쩍 뛰어넘었다. 4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4.2%나 올라 시장의 예상치 3.6%를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 등 변동성이 큰 요인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9%나 올라 시장의 전망치였던 0.3%를 세배나 웃돌았다. 전년 대비 근원 CPI도 3% 상승해 시장의 전망치 2.3%를 상회했다.
미 국채 수익률도 10년물 기준으로 연 1.67%까지 호가를 올리는 등 상승세를 재개했다. 월가의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연준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여겨지지만, 연준이 금리를 올리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경쟁 관계인 미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에 대한 수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미 국채 수익률 상승에 동조하면서 달러 인덱스가 한때 0.5% 이상 오른 90.663까지 치솟는 등 달러화도 강세를 보이면서 금 가격의 발목을 잡았다. 달러화 강세는 금 가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화로 매겨지는 금 가격이 덜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IA 자산운용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콜린 시진스키는 “미국의 강한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 직후에 잠깐 ‘금 가격에 미약하나마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면서 “그 후 가격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금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미국의 놀라울 정도로 높은 물가 상승률에 금 가격도 장 초반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의 상승은 또한 10년물 수익과 달러화에도 불을 지폈다”고 지적했다.
울프팩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제프 라이트는 “현재 CPI 보고서는 연준이 물가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자산매입량을 빠르게 축소할 수 있고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금리를 빨리 올릴 수도 있다고 우려할 정도로 너무 뜨겁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급여가 노동 참여율을 낮추고 임금인상률을 높이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다"면서 "이는 물가 지표에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