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떠나도 독설…“건드리지 않았으면 반응 안 했을 것”
金 “安에 대한 판단, 과거와 지금 별 차이 없다” 부정적
‘윤석열 킹메이커’ 염두에 뒀나…이태규 “安과 역할 겹쳐”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반감은 여의도 안팎에서 유명하다. “정신이 이상한 사람” “건방지게” “작당” 등 4·7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과정뿐만 아니라 선거 직후 안 대표를 겨냥해 쏟아낸 말폭탄만 해도 하나하나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민의힘을 떠나고 나서도 독설은 계속된다. 이번에는 안 대표를 향한 맹비난 원인을 안 대표에게서 찾았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6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나를 건드리지 않았으면 반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렇게(독설을 하게)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 안 대표가 나를 찾아와 본인 스스로 야당 단일 후보로 서울시장선거에 나가야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며 “자기 혼자 야당 단일 후보가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진짜 단일 후보가 되고 싶으면 우리 당에 입당하라. 그러면 당신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며 “그랬더니 ‘기호 2번(국민의힘)’을 갖고는 절대로 당선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럼 3월이 돼서 우리 당 후보가 확정된 다음에 단일 후보를 확정하자고 했는데 (이후 안 대표 측이) 상대적으로 나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며 “그런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나는 어떤 형태로든지 우리 당의 후보를 단일 후보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안 대표에 대해 “과거에 그분이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이야기해봐서 잘 안다”며 “그때 판단한 것과 지금 별 차이가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1년 안 대표와 인연을 맺었으나 곧 반목하며 ‘악연’을 이어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에서 떠난 이후에도 안 대표에 대한 쓴소리를 멈추지 않는 데 대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결합을 염두에 둔 ‘견제’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을 앞세워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도모해 ‘킹메이커’ 역할을 하려는 복안이라는 관측이다.
윤 전 총장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지만 지난 3월 4일 사퇴 이후 두 달 넘게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위원장뿐만 아니라 안 대표, 다수의 국민의힘 인사가 윤 전 총장에 ‘러브콜’을 보냈으나 아직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태다.
윤 전 총장은 경제와 외교안보, 노동 등의 정책 현안에 대해 공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르면 5월 중순, 늦어도 7~8월에는 정치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김 전 위원장께서는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당신께서 생각하는 방향으로 뭔가 작품을 좀 만드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다”며 “그 과정에서 ‘안 대표와 당신의 역할이 겹치는 것 아닌가, 그것 때문에 본인의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향후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들어서더라도 둘 사이 앙금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안 대표에 대한 판단은 그대로’라는 입장을 수차례 언급해왔다. 안 대표 역시 김 전 위원장의 독설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 사무총장은 “개개인의 감정을 떠나서 결국은 정권교체가 지금 시대적인 과제”라면서 “적정한 때가 되면 또 두 분이 만나시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