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주거시설에 설치

거주자·출입자만 이용 가능

인근 빌딩서 충전하려 해도

주차비 부담에 발걸음 돌려

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에서 전기차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Hi-Charger)’를 이용해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에서 전기차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Hi-Charger)’를 이용해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전기차를 구매한 A 씨(서울시 은평구)는 인근 아파트에서 충전을 하려고 갔지만 허탕을 쳤다. 아파트 주민이 아니어서 출입을 제지 당해서다. 또 다른 전기차 구매한 B씨(서울시 중랑구)는 급히 충전이 필요해 인근 빌딩에서 충전을 하려 했지만 역시 차를 돌려야 했다. 전기차 충전에 드는 비용에 비해 빌딩 주차 비용이 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급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여전히 충전기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전기차 소유자들의 불만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전기차 등록대수는 14만8218대다. 그러나 충전기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만4188기다. 여기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개’ 충전기는 3만4639기이며 나머지 2만9549기는 ‘비공개’ 충전기다.

공개 충전기는 공공시설, 빌딩 등에서 전기차 소유자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이지만 비공개 충전기는 주로 아파트 등 주거 시설에 설치돼 거주자와 출입자 외에는 사용이 사실상 불가하다. 즉, 절반 가량은 누구나 이용할 수 없는 충전기인 셈이다. ▶관련기사 5면

업계는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가 크게 늘면서 ‘전기차 소유자 = 충전 난민’이라는 불만은 조금 사그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등 제조사들도 올해 충전기 개발 및 확산에 힘쓰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국내 전기차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도심 거주의 70%를 차지하는 아파트에서 충전 인프라 구축이 성공 키워드”라며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지하주차장의 벽에 장착돼 있는 일반 콘센트를 활용하는 방안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외 거주자의 경우 유럽처럼 실용적인 충전 시설을 확충하는 방법도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