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사업장 책임자 있으면 본사 대표는 면책해야” 요구

시행령 제정 앞두고 재차 갈등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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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노동자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대표이사 등 경영 책임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을 앞두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서로 유리한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대립하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내년 1월 27일 시행에 들어간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대재해법 시행령은 이르면 이달 중 확정돼 입법 예고될 전망이다. 시행령은 법이 위임한 사항을 규정하고 법의 불명확한 내용을 구체화한다. 시행령을 어떻게 제정하느냐에 따라 법이 현장에 적용되는 양상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첨예한 쟁점이 되는 것은 중대재해법의 처벌 대상인 경영 책임자의 범위다. 중대재해법은 경영 책임자를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규정했지만, 구체적인 범위는 명시하지 않았다.

경영계는 한 기업의 사업장이 여러 개일 경우 사업장의 인사·노무 등 독립성이 인정되면 별도의 경영 책임자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 재해로 본사 대표이사 등이 처벌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노동계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 재해에 대해서도 본사 대표이사 등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계의 주장은 기업 전반의 안전보건 관리 체계 확립을 유도하는 중대재해법의 취지와도 안 맞는다는 지적이다.

경영계는 시행령에서 중대 재해의 범위도 좁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업성 질병의 경우 업무 외 개인적 요인도 발병에 작용할 수 있는 뇌심혈관계 질환, 근골격계 질환, 직업성 암 등은 중대 재해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뇌심혈관계 질환을 제외할 경우 과로사를 중대 재해로 볼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한다.

이 밖에도 시행령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은 많다. 중대재해법은 경영 책임자 등에게 안전보건 관리 체계 구축 등 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해 중대 재해로 이어질 경우 처벌하도록 했지만, 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시행령에 위임했다. 하청 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원청의 책임 범위도 정해야 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관계 부처 협의 과정에서 정부의 시행령 제정 방향은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라며 “노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종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