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가수 정준영(31)을 불법촬영 혐의로 고소했다가 소를 취하한 전 여자친구 A씨가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가 여전히 심각하다며 정부의 제도 마련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A씨는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변화를 촉구합니다. 더 이상의 2차가해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성범죄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조력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만큼 사회·제도적 변화가 중요하다”며 정부와 국회가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우선 지난 2016년 사건 당시 한 유튜브 방송에서 자신을 모욕한 기자들을 징계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XXXXX팀 기자들은 제가 경찰관의 불법행위 등으로 진실을 밝히지 못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최근까지 제가 ‘정준영과 연락을 끊자 그를 고소하고 재결합한 뒤에 고소를 취하한 사람’인 것처럼 언급했다”며 “이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당시 해당 기자들이 A씨에 관한 정준영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한 데 대해서도 “어떠한 공익의 가치도 없고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배려 없는 보도이며 피해자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A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성범죄 뉴스 댓글창을 비활성화 해 달라고도 했다. 그는 “당시 무수히 많은 악플에 시달리면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했고 학업도 지속할수 없었다”며 “(성범죄) 피해자들은 자신을 비난하고 의심하는 댓글들 때문에 사건 진행을 포기하거나 가해자에게 죄책감을 가지는 등 비이성적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연예인 단톡방 사건, n번방 사건 등으로 불법 촬영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등 변화가 있었지만, 현재도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각종 2차가해 행위는 여전히 만연하다”며 성범죄 2차 가해처벌법 입법을 촉구했다. 그는 “동영상 유출을 우려해 고소를 했던 피해자의 불법 촬영 동영상을 찾는 네티즌의 가해 행위는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며 “2차가해 처벌법을 마련해 이미 범죄피해로 무력한피해자들을 보호할 법적 울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민사소송 과정에서 범죄 피해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법안도 마련해 달라고 했다. 그는 “(가해자에 대한) 소송 진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주소, 개인 정보 등이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보복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청구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하니, 형사 소송과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보호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A씨는 정준영 성범죄 사건을 보도한 한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불법촬영에 대한) 증거 불충분으로 정준영에게 무고죄로 피소당해 인생이 망쳐질까봐 소를 취하한 것”이라며 “끝까지 싸우지 못하고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한 후회로 더 큰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준영은 현재 2016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멤버들과 공모해 강원도 홍천과 대구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현재 수감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