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태평양·세종·율촌 등 세대교체
설립자 은퇴 후 공동경영 체제 대세
세종 ‘30년 한우물’ 오종한대표 선임
김앤장 김영무변호사 고령불구 굳건
文정부서 성장한 LKB도 창립자 경영
국내 주요 로펌 ‘창업 1세대’가 저물고 있다. 설립자 중심의 구조를 벗어나 공동경영체제로 체질을 바꾸는 추세가 굳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김앤장법률사무소나 최근 급성장한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는 여전히 기존 ‘1인 리더십’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어 주목된다.
법무법인 광장은 지난 2월 구성원 변호사 회의를 열고 김상곤 변호사와 김동은 변호사를 공동 대표로 추가 선임했다. 국내 변호사 숫자와 매출액 모두 성장세인 광장은 법무법인 태평양과 국내 2위권 로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장은 기존 경영 총괄 대표인 안용석 변호사와 송평근 변호사, 추가 선임된 공동대표 2명을 더해 4인 공동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광장의 설립자인 이태희 변호사는 2009년 1일 광장에서 퇴임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매형이기도 한 이 변호사가 물러나면서 ‘광장=한진’이라는 색채도 점차 옅어지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도 지난해 11월 구성원 회의를 통해 서동우 변호사를 대표변호사로 선출했다. 태평양은 이미 2002년에 설립자인 김인섭 변호사가 본인 소유의 지분을 모두 법인에 넘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65세가 넘으면 은퇴하고 경영권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대표에게 넘기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이밖에 법무법인 세종도 지난 1일 오종한 변호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 30년 동안 한 로펌에서 경력을 쌓은 ‘세종맨’이다. 세종의 경우 창업자인 신영무, 김두식 변호사가 퇴임했지만, 2019년 김 변호사가 다시 대표로 복귀하는 과정도 거쳤다.
법무법인 율촌도 우창록 변호사가 명예회장 직함만 유지하고 경영에서 물러났고, 지난 2월부터는 판사 출신의 강석훈 변호사가 총괄대표를 맡고 있다.
화우는 지난해 12월 전체 파트너 회의를 통해 정진수 대표변호사와 이준상·이명수 경영전담 변호사 등 경영진을 재신임했다. ‘화백’과 ‘우방’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탄생한 화우는 노경래·양삼승·윤호일·유인의 변호사가 경영을 맡았지만 2015년 임승순 변호사가 업무집행 대표를 맡으면서 사실상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반면 ‘부동의 1위’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48년이라는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설립자인 김영무 변호사의 1인 리더십 체제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김앤장 설립자인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에 서구식 로펌 시스템을 처음 도입해 안착시켰다. 반세기 동안 김앤장 뿐만 아니라 변호사업계 문화를 바꿔놓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신입 변호사가 4~5년 가량 경력을 쌓으면 회사 비용으로 유학을 보내고, 돌아와서 파트너급으로 성장하는 시스템을 처음 시작한 것도 김앤장이다.
김앤장은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 대외적으로는 ‘변호사들의 조합일 뿐’이라고 설명하지만, 사실상 김 변호사가 최고 의사결정권자고, 주요 인사 영입에 직접 나서기도 한다. 1942년생으로, 올해 79세의 고령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은퇴를 고려할 수 밖에 없지만 아직 가시적인 변화는 없다. 업계에서는 ‘2세 승계설’도 나오지만, 김앤장은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한다.
비교적 후발주자로, 송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LKB 역시 설립자인 이광범 변호사가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으로, 법원행정처 요직을 거치며 사법행정과 재판업무 양쪽에 능통한 만큼 전관 변호사들이 주축이다. 이광범 변호사의 친형인 이상훈 전 대법관은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LKB는 문재인 정부 들어 법원과 검찰 핵심 인력을 영입하는 데 성공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 대형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LKB는 여전히 송무(소송대응) 중심인데, 한계가 있다”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업 자문시장을 개척해야 하는데, 개인 역량으로 하기는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좌영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