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 연쇄 파업에 “부분 직장 폐쇄”
임금 인상부터 사업소 폐쇄 등 노사갈등 격화
한국지엠도 올해 임단협 앞두고 ‘춘투’ 움직임
“생산성 하락·소비자 신뢰 저하땐 경쟁력 상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외 판매가 신통치 않은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 등 외국계 완성차 2사가 ‘노조 리스크’로 생산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가운데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4일 르노삼성차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부분 직장 폐쇄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전날 6시간 파업에 이어 이날 8시간 전면 파업을 강행하자 사측은 조업 희망자에 한해 생산라인 투입을 허용했다.
르노삼성차의 부분 직장 폐쇄는 지난해 1월 이후 1년 개월여 만이다. 임단협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서 노조가 꺼내든 파업 카드가 반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르노삼성차 노조는 임단협에서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기본급 동결과 순환 휴직자 290여 명 복직을 제시했으나 공회전만 계속됐다. 이후 노조는 서비스 직영 사무소에 대한 운영 중단을 철회하라고 했고, 사측은 운영상 효율을 이유로 사업소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노사 갈등 속에서 르노삼성차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XM3의 생산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 선보인 초기 물량이 현지 언론과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이 생산 물량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 XM3는 지난해 1만1914대의 국내 판매에 이어 올해 4월까지 내수 5537대, 수출 8379대 등 총 1만2916대의 판매 대수를 기록하며 주력 모델인 QM6의 뒤를 잇고 있다. 마땅한 볼륨 모델이 없는 르노삼성차 입장에선 XM3의 수출 물량을 늘리는 것이 최대 과제일 수밖에 없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의 1100시간에 달하는 파업으로 회사 매출 손실이 6000억원에 달했다”면서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인원이 70%에 달해 근로를 희망하는 인원만 라인에 투입하는 부분 직장 폐쇄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 역시 올해 임단협을 앞두고 ‘춘투’ 바람이 불고 있다. 노조가 생활임금 보장과 노동 소득 분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코로나19로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생계비 보전과 격려금까지 요구하고 있어 사측과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품물류센터 운영을 두고 발생한 노사 분쟁도 진행형이다. 한국지엠 제주부품센터에 이어 창원부품센터 폐쇄를 통보하자 노조는 산업은행의 개입을 요구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의 2대 주주 역할 당부를 비롯해 구조조정 문제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경영감시 활동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측은 노동자의 처우 개선보다 판매 실적의 개선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한국지엠의 4월 내수는 5470대, 수출은 1만5985대로 각각 18.4%, 27.5% 감소했다. 내수에서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래버스가 선방했지만, 스파크와 말리부 등 대부분 라인업에서 부진이 계속됐다.
반도체 수급난도 변수다. 지난 2월부터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 가동을 절반으로 줄인 가운데 그룹의 추가적인 감산 가능성도 남아 있다. GM(제너럴 모터스)이 반도체 부족으로 말리부와 이쿼녹스 등을 생산하는 공장의 가동을 7월 첫째 주까지 중단하면서 수입 모델의 판매 차질도 불가피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수입 모델의 판매량이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의 경쟁력까지 잃게 되면 실적 개선은 물론 소비자 신뢰까지 잃을 수 있다”며 “매년 반복되는 노사 갈등 요인을 풀고 생산성을 높일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