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배민, 배달라이더 수락·거절 감시 중!”
배달의민족이 배달라이더들에게 기사 개인의 배달 수락률과 완료율을 보여준다. 배달 서비스질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라이더들은 반발한다. 배민이 라이더 개인의 수락, 거절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관리’하려는 것 아니냐고 우려 중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이 배민라이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 ‘배차 수락률’과 ‘수락 후 배달 완료율’을 표시한다. 배달의민족 인공지능이 라이더 개인에게 제공하는 ‘AI 배차’에 적용된다. 추후 배달 운행 통계가 추가된다.
라이더들은 단건 배달 확대로 ‘콜 거절’이 많아지자 배민이 라이더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건 배달은 한 번에 1개 주문만 소화하는 서비스다. 배달이 빨라져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라이더들은 수입 감소를 우려한다. 인접한 지역의 음식점, 배달지의 여러 주문을 한꺼번에 배달하는 묶음 배달 방식에 비해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쿠팡이츠가 단건 배달로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배민 또한 단건 배달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단건 배달의 수익성이 낮다 보니, 라이더들은 들어오는 배달 중 비교적 수입이 높은 배달을 골라서 수행한다. 거리가 가깝거나 배달 완료 직후 다른 배달이 들어오는 도심지역 주문을 선호한다. 이른바 ‘꿀콜’을 잡기 위해 거리가 먼 지역의 주문은 ‘거절’한다. 그렇다 보니 일부 주문은 음식이 완료됐는데도 기사가 배정되지 않아 배달이 늦어지기도 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이번 앱 개편은 배달기사 스스로가 운행정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관리하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수락률이나 완료율에 따른 불이익은 없다”고 설명했다. 라이더 개인의 자발적인 서비스질 개선을 돕자는 취지일 뿐, 배민이 라이더를 직접 관리하자는 의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라이더들은 수락·거절 현황이 추후 불이익으로 돌아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금도 ‘과도한 거절’을 이유로 주문 노출을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건 배달 확대로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수익을 높이기 위해 라이더는 단가가 높은 주문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도 ‘과도한 거절’ 상태가 뜨면 당일 수입이 크게 줄어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