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문화 자리잡은 공연계
온라인 공연 문화도 오프라인처럼…
“스페셜 티켓은 온라인 공연만의 매력”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공연 티켓과 포토 카드를 모으고 있는데,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하니 따로 구할 수 없어 아쉬워요. 공연장에 가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온라인 공연 커뮤니티 게시판)
‘안방1열’로 공연이 배달되는 시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공연이 새로운 ‘관람 형태’로 자리잡자, 공연 애호가들의 갈증은 의외의 지점에서 새어나왔다. 온라인 공연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관객들의 소장 욕구를 채우지 못한 아쉬움이 적혔다.
관객들의 목소리가 공연 문화를 바꾸고 있다. 탄탄한 팬덤을 가진 뮤지컬, 연극 등을 위주로 한 온라인 공연들이 보다 섬세해지는 요즘이다. 마포아트센터를 운영하는 마포문화재단은 다음 달 7일, 14일 상주예술단인 극단 공상집단 뚱딴지의 연극 ‘왕중왕’, ‘차마, 차가워질 수 없는 온도’의 온라인 상영을 앞두고 특별한 기획을 마련했다.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온라인 공연 티켓, 리플렛은 물론 팝콘까지 담긴 ‘M 플레이박스’를 무료로 증정하는 것이다. 마포문화재단 관계자는 “온라인 공연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오프라인 공연처럼 티켓이나 리플렛을 소장할 수 없어 아쉽다’는 반응을 확인했다”며 “관객들의 아쉬움을 채우고, 오프라인에서 공연을 즐기는 것처럼 온라인 공연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M플레이박스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 오래 이어온 공연 문화가 온라인으로도 이어진 것은 코로나19가 강타한 지난해부터다. 업계에선 대형 제작사를 중심으로 관객들의 요구를 알아차렸다.
EMK뮤지컬컴퍼니는 지난해 가수 겸 뮤지컬 배우 김준수가 출연한 ‘모차르트!’를 국내 공연계 최초로 온라인 유료 상영을 시도하며 다양한 MD 패키지를 출시했다. EMK뮤지컬컴퍼니 관계자는 “첫 유료 상영인 만큼 관객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며 “오프라인 공연에서 티켓, 사진 등에 대한 소장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패키지 상품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당시 공연에선 온라인 공연 티켓은 물론 엽서 크기의 공연 사진들을 담았다.
CJ ENM도 ‘베르테르’, ‘어쩌면 해피엔딩’의 온라인 유료 상영 당시 ‘스페셜 티켓’을 따로 만들어 MD 패키지 구매자에 한해 제공했다. 공연일 캐스트 사진이 담긴 포토카드도 함께였다. 기획 의도는 명확하다. 오프라인 공연에서 뮤지컬 관객들이 이어온 팬덤 문화를 반영, 소장 욕구를 높이고자 했다. CJ ENM 관계자는 “스페셜 티켓의 경우, 실제 티켓과 동일하게 절단면을 만들어 오프라인 공연관람에서 실물 티켓을 소지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캐스트카드는 공연장에 설치된 오프라인 캐스팅보드를 대체하는 기획이다. 각 관람 회차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사진을 소장하고 기념할 수 있도록 해당 공연일의 캐스트 사진으로 구성했다.
공연계의 이 같은 시도는 K팝 스타들의 온라인 유료 공연 방식과 닮았다. K팝 온라인 공연에서 소장할 수 있는 티켓을 발송하고, MD를 판매하는 것과 동일하다. 공연계 역시 규모는 작지만 K팝 버금가는 탄탄한 팬덤을 확보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 대형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뮤지컬 업계는 소위 ‘회전문 관객’이라고 불리는 마니아들이 많다”며 “한 작품을 50회 이상 관람하는 관람객이 나올 만큼 강력한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배우가 캐스팅되는 작품에는 배우들의 조합을 달리 해 여러 차례 관람하는 것도 일반적인 모습이 됐다. 또 다른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수차례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이 많다 보니 뮤지컬 관객들은 티켓북으로 관람한 티켓을 모으기도 하고, 캘린더 어플에 관극한 날짜의 포스터를 넣어 이 공연을 봤다는 증거를 남기려는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공연으로도 티켓과 사진, 포스터 등을 소장할 수 있으니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CJ ENM 관계자는 “스페셜 티켓은 온라인 공연만의 혜택이자 매력이다. 공연을 관람한 후 이를 기록하고 추억하고자 티켓을 수집하는 뮤지컬 관객들로부터 단순 MD 구매를 넘어선 리미티드 혜택에 대해 좋은 반응을 모았다”며 “특히 ‘어쩌면 해피엔딩’ MD패키지의 경우, 한정수량으로 판매해 매진될 만큼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