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분야에서 코로나19 경제위기의 구체적인 흔적은 세계 주요 국가들의 정부와 기업·가계부채 증가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코로나 위기를 잘 넘기기 위해 조세 및 재정 정책 분야에서 할 일을 해야 한다. 2021년 상반기에도 필요하다면 충분한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방역과 백신 공급을 통해 경제활동이 정상적으로 가능해지더라도 경제위기 과정에 자력회생이 어려울 정도로 망가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염두에 두고 일정 기간 충분한 정부 지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재정건전성보다는 민생과 경제활성화에 확실하게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얘기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그렇게 하는 것이 재정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
코로나로 인한 긴급한 재정 수요에 대해 주요 국가들이 과감하게 재정 적자를 늘려 대응했다. 이렇게 늘어난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를 향후 어떻게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국채시장의 과부하로 이자율이 상승해서 구축 효과가 생기지 않도록 중앙은행이 국채를 적절한 규모로 인수해 정부 이자 부담도 관리하고, 동시에 민간 자금시장 이자율도 안정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채 발행과 함께 재원 조달의 기능을 가지는 조세제도도 매우 유용한 경제 정책 수단이다.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한 재정 역할과 코로나 경제위기 이후 늘어난 재정지출과 국가부채를 감당해내기 위해서는 조세 정책의 여러 영역에서 향후 높은 수준의 재원 조달 노력이 요구된다.
소득세를 통한 세수 확보 방안으로 세율 체계를 단순화하면서 과세표준 구간의 조정을 통해 전반적으로 실효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세 격차 보고서(OECD(2020) Taxing Wages)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득 수준에서 우리나라의 소득세 실효세율은 회원국들과 비교해 5%포인트 이상 낮다. 2021년 귀속소득부터 적용되는 인상된 최고세율은 49.5%이며, 이는 정규직 평균 소득의 약 22.2배 이상인 소득계층에 적용된다. G7 국가의 경우 소득세 최고세율은 지방세를 포함해 평균 49.7%며, 정규직 평균 소득의 7배 정도에 해당되는 소득 구간에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현행 법인세 세율 체계는 4단계 초과 누진세율 체계로 복잡해 법인세를 통한 세수 확보 방안으로는 세율 체계를 단순화하면서 실효세율 수준을 제고하는 방안이 있다.
자산 및 자산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도 피할 수 없는 사회적 요구다. 우선적으로 과세의 강화가 필요한 자산 분야는 부동산 보유다. 부동산시장 안정화의 측면에서도 필요하다. 1세대 1주택에 종합부동산세의 과세 기준을 현재보다 하향조정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양도소득 과세 체계는 현행의 양도가액을 기준으로 비과세하는 방식을 장기적으로는 양도차익을 기준으로 일정액(예를 들어 개인별 혹은 가구별 생애 통산 5억)을 소득 공제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형평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양도차익 과세 확대와 함께 세율 인하가 예정돼 있는데 이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증권거래세 인하는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주식거래 초단기화 경향을 가속화시키고 상대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수익 기회를 박탈한다.
OECD의 상속증여세에 대한 연구보고서(2020)에 따르면 상속자산의 상속 이전 시점에 발생한 미실현소득에 대해 양도차익 과세를 하지 않으면 상속세에서 큰 규모의 공제를 허용하는 경우(우리나라)에 경제적 왜곡을 야기하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상속세 일괄 공제의 축소, 금융자산 공제 폐지, 신고세액 공제 폐지 등을 통해 실효세율을 높여나가야 한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