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존중·상생·사회공헌 정신 계승

故이건희 회장 재산 상속 넘어 경영철학 이어받아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한다는 건립이념으로 1994년 개원한 삼성서울병원 전경. [삼성서울병원 제공]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한다는 건립이념으로 1994년 개원한 삼성서울병원 전경. [삼성서울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은 기업의 사명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010년 5월 삼성 사장단회의에서 했던 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유족들은 이 회장이 생전에 강조한 의료 공헌을 이행하기 위해 1조원의 기부를 단행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1조원은 감염병 극복에 70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환아에 3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미래 사회의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로 대두된 감염병 확산 방지와 고가의 치료비로 인해 국내에서만 매년 수백명의 어린이들이 사망하는 상황을 타개하는데 기부금이 사용될 예정이다.

7000억원의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후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의 건립 및 운영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3000억원의 기부금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해 사용할 계획이다.

유족들은 감염병 확산 방지와 소아암·희귀질환 치료에 이 회장이 남긴 재산 1조원을 환원하는 것이 이 회장이 생전에 약속한 사회 환원 취지에 가장 부합한다는 데 뜻을 모았으며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삼성 일가의 의료 공헌은 이 회장의 유지를 계승해 앞으로도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헌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다짐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단순한 재산의 상속을 넘어 고인의 경영철학과 비전까지 이어 받아 인류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12조원 이상이라는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냈음에도 추가로 유족들이 이 회장의 약속을 이행한 것, 감염병과 소아암·희귀질환 등 의료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있는 분야에 쓰기로 한 것 등이 새로운 전례로 남을 것으로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유족들이 이같이 뜻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장이 인간존중, 상생, 인류사회 공헌의 경영철학에 기반해 의료 분야에 대한 사회공헌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민국의 의료·병원 문화를 글로벌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서울병원 건립이다. 1994년 12월 개원한 삼성서울병원은 선진국 수준의 병원을 만들겠다는 고인의 강력한 의지와 남다른 관심 속에서 설립됐다.

이 회장은 다양한 꿈과 무궁한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꿈과 가능성을 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것을 안타까워했고 결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며 의료 분야의 사회공헌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삼성서울병원은 아까운 생명이 사망하거나 고통 받지 않도록 무려 3300억원을 들여 세계 최고수준의 시설과 진료 인프라를 갖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