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철골 크러스트 독특한 디자인

5층과 6층은 기둥없는 공간으로 구성

3300㎡ 330여그루 나무·천연잔디...

사계절 푸른 식물들 ‘사운드 포레스트’

빈 공간에서 다른 층 매장들이 한눈에

폭포·예술작품...모든 것이 시선 잡아

더현대서울 사운드포레스트 [현대백화점 제공]
더현대서울 사운드포레스트 [현대백화점 제공]
일본 인테리어 회사 시나토가 설계한 지하 1층 와인웍스[현대백화점 제공]
일본 인테리어 회사 시나토가 설계한 지하 1층 와인웍스[현대백화점 제공]
영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설계사 CMK가 설계한 더현대서울 1층[현대백화점 제공]
영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설계사 CMK가 설계한 더현대서울 1층[현대백화점 제공]
더현대서울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더현대서울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직장인들이 평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서울 여의도. 엇비슷하게 생긴 고층 ‘빌딩숲’은 여의도의 상징이다. 어딘지 모르게 칙칙하다는 인상도 준다. 이런 여의도에 지난 2월 힐링 공간을 꿈꾸며 ‘진짜 숲’을 담은 백화점이 생겼다. 하늘이 보이고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천장, 그 아래 위치한 거대한 면적의 사운즈 포레스트(Sounds Forest) 등 더현대서울의 공간 디자인은 다른 국내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요소들을 담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더현대서울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여의도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붉은색 철골’=더현대서울은 기존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백화점 건물 외벽에 있는 붉은색 철골 크러스트는 여의도 빌딩 숲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띈다. 붉은색은 더현대서울 건축을 담당한 리차드 로저스가 즐겨 사용하는 원색 중 하나다. 리차드 로저는 하이테크 건축을 대표하는 인물로, 건축물의 구조나 설비 등의 요소를 외부로 노출하는 건축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더현대서울을 포함한 파크원 단지 전체의 설계에도 그의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다.

구조물이 노출된 디자인은 공간 특성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더현대서울 5, 6층은 기둥이 없는 공간이다. 기둥 없이도 건물 전체의 지붕을 구조적으로 버티기 위해 트러스 형태의 구조물은 천장 및 외벽에 노출됐다. 이러한 설계 덕분에 더현대서울은 더욱 특색있는 건물 디자인을 가지게 됐다.

이 외에도 더현대서울 디자인을 위해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디자인 전문회사 9곳과 손잡았다. 캐나다 인테리어 전문 회사 ‘버디필렉(BURDIFILEK)’, 세계적 설계 디자인 그룹 ‘칼리슨 알티케이엘(Callison RTKL)’, 영국 글로벌 설계사 ‘씨엠케이(CMK)’ 가 대표적이다.

캐나다 인테리어 회사 버디필렉은 캐나다 프리미엄 백화점 홀트 렌프루(Holt Renfrew)의 디자인 설계로 유명한 곳이다. 버디필렉은 워터폴 가든 및 2, 3, 4층 가운데 위치한 편집 조닝 설계를 담당했다. 1층에 있는 워터폴 가든은 12m 높이의 인공 폭포로 방문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디자인그룹 칼리슨 알티케이엘은 2, 3, 4, 5층 매장을 설계했다. 알티케이엘은 미국·일본·두바이 등 주요 백화점 및 쇼핑몰을 설계한 곳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식품관을 디자인한 ‘계선’은 지하 1층 식품관을, 일본 대표 인테리어 스튜디오 ‘시나토(Sinato)’는 6층과 지하1층 와인웍스를 설계했다.

▶사계절 푸른 식물로 구성된 ‘사운즈 포레스트’=5층에 있는 3300㎡(약 1000평) 규모의 사운즈 포레스트는 더현대서울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대형 공연장 크기의 사운즈 포레스트는 중앙 에스컬레이터를 사이에 두고 정원 영역과 그린 돔 영역으로 나뉜다. 정원 영역에는 30여 그루의 나무 및 천연 잔디가 있다. 잔디 사이에는 벽돌 마감 영역을 두어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돔 영역에는 프랑스 국립 미술관인 ‘그랑팔레’와 같은 구조물을 설치했다. 현대백화점은 사운즈 포레스트를 둘러싸고 있는 5층의 매장을 유럽의 야외 공원 옆 가두 매장처럼 만들기 위해 각각 다른 전면(파사드) 디자인을 적용했다.

아이디어는 기존 현대백화점 매장의 ‘하늘정원’에서 착안했다. 하늘정원은 백화점 옥상을 방문객들 편의를 위해 조성한 공간으로, 인근 주민들의 커뮤니티 역할도 하는 공간이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하늘정원을 확장해 더현대서울 5, 6층을 사운즈 포레스트와 결합 공간으로 사용했다. 사운즈 포레스트를 둘러싼 하나의 거대한 공간을 형성하기 위해 5, 6층을 함께 구상했다. 6층의 동선부에도 실내 온실 콘셉트로 수많은 화기와 식재를 배치했고, 공용 좌석을 두어 방문객이 사운즈 포레스트를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계절 내내 푸른 식물들로 구성된 사운즈 포레스트는 크리스마스에는 소품들을 활용해 시즌에 적합하게 꾸며질 예정이다.

▶폭포·예술작품·조명...모든 것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더현대서울의 공간 디자인은 사실 백화점보다는 쇼핑몰 형태에 가깝다. 현대백화점은 쇼핑몰과 백화점의 장점을 결합시킨 완전히 새로운 공간을 추구했고, 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다.

먼저 백화점 빈 공간(보이드)를 방문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일반적으로 보이드는 다른 층에 있는 매장들이 한 눈에 잘 보이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더현대서울 보이드는 방문객들의 시선이 머물도록 전시품을 배치했다. 가장 큰 보이드에는 두 개의 인공 폭포가 있고, 각 층마다 다른 콘셉트의 카페를 배치했다. 이 외에도 박선기 작가와 서혜영 작가의 예술 작품을 배치했다.

또한 쇼핑에 최적화한 동선을 만들기 위해 체계를 단순하게 조직했다. 더현대서울의 지상 공간은 크게 이너존, 아우터존으로 나뉜다. 설계 당시 아우터존은 크게 순환하는 동선의 주동선, 이너존은 자유로운 동선으로 구성했다. 이너존의 경우 현대백화점 직접 내부 공간을 디자인해, 입점 업체는 제품만 진열하면 되는 구조로 만들었다.

‘백화점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1층 매장 설계에도 공을 들였다. 가장 큰 특징은 바닥의 패턴이다. 윗층에서 1층을 내려다볼 경우 넓은 바닥이 그대로 보여지기에, 바닥이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지도록 구성했다. 파동과 밀도를 형상화한 패턴을 바닥 디자인에 담았고, 흰색, 회색, 분홍색, 파란색 색감을 가진 대리석들을 사용했다. 천장 조명은 높이가 각각 다른 조명을 활용해 공간에 리듬감을 부여했다.

백화점 측은 기존에 없었던 낯선 백화점을 만들고자 했던 노력이 디자인에 잘 반영됐다는 설명했다. 김도윤 현대백화점 인테리어 팀장은 “매장을 보고 직원들도 ‘외국에 온 느낌’이라고 많이 말한다”며 “그동안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백화점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잘 구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