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욱 사장 ‘실용주의’ 직장 철학

일주일에 딱 한번, 필요한 회의만...

후배들에 “제너럴리스트 되라” 충고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후배들에겐 이거 말한다. ‘내부 회의자료 만드는데 힘빼지 말라’고.”

최준욱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지난 15일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자신이 가진 직장 내 철학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실용주의다. 그는 절차를 위한 절차가 공무원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우려했다.

최 사장은 “추상적인 내부회의를 위한 회의자료 만들고, 야근하고, 그건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 공무원 사회엔 회의를 위한 회의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장들도 회의하고 싶은 것이 아닌데, 위에서 회의 내용 보고를 받으니까 어쩔 수가 없다”며 “ ‘회의 몇 번 했느냐’를 가지고 성과 평가를 하니 효율이 나올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예산철만 되면 기획재정부 달려가는데 또 그걸 몇번 갔는지까지 보고하라고 한다”며 “예산을 따오느냐, 못 따오느냐가 중요하지 몇번 간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과장 때 사무관들이 기재부에 예산설명을 하는데 상대가 듣는 둥 마는 둥 하면 덮고 그냥 오라고 했다”며 “몇번 달려가고 읍소하고 기만 죽고 그럴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 질타도 많이 받았다. 최 사장은 “공직에 있을 때 ‘내부회의 좀 없애자’고 하면 돌아오는 답은 ‘니 (장·차관) 되거든 해라’ 였다”며 “생각이 다른 분들도 있고, 또 이런 말하면 ‘잘났네 최준욱이’ 할까봐 말하지 못한 것도 있다”고 회고했다.

형식주의 타파란 측면도 있었지만, 기재부에서 기가 죽는 후배를 보는 일도 싫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유독 인터뷰 중에 ‘우리 해양가족’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그는 해양수산부에서 나온 뒤 7개월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저녁약속이 잡혔다고 했다.

최 사장은 “같은 공무원끼리 누구는 예산 권한이 있고 누구는 없을 뿐인데, 들어주지도 않는 사람도 있었다”며 “참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는 인천항만공사 사장이 된 뒤 정말로 회의를 없앴다. 최 사장은 “일체 회의를 없앴고, 딱 일주일 한번 필요한 것만 한다”며 “정책방향 현안회의이고, 기존의 사장 주재로 회의자료가 필요한 회의는 다 없앴다”고 강조했다.

젊은 후배들에겐 ‘제너럴리스트’가 되라고 충고했다. 해수부 공무원은 해양과 수산이라는 이질적인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어느 특정 분야 지식만 갖고는 어려우며, 본질적으로 공무원이라는 것이다.

최 사장은 “간부가 되려면 30대 사무관 정도 때 각 부서를 다수 돌아봐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우리 일은 행정이고 정책이고 법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 있다고 전문성 높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적인 부분은 해운 관계자 만나서 물으면 된다”며 “위로 올라가 정책결정 하려면 한 분야만 알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