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온실가스 배출 2030년까지 절반 수준 감축”…

美 무너진 기후변화 대응 리더십 재건 선언…英·獨 “환영”

韓·日·加 등 우방국 “온실가스 배출 목표 상향” 지원사격

中·러, 협력 동참 호응하면서도 美 견제…자국 이익 강조

개도국·열대우림 보유국, 부유국 원조 필요성 역설

22일(현지시간) 세계 지구의 날을 맞아 화상으로 개최된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한 전 세계 40명의 정상들이 회의를 주최한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의 개회 연설을 듣고 있다. [EPA]
22일(현지시간) 세계 지구의 날을 맞아 화상으로 개최된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한 전 세계 40명의 정상들이 회의를 주최한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의 개회 연설을 듣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화상으로 한자리에 모인 전 세계 40여명의 정상들이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위해 개별 국가의 노력은 물론 국제적 차원의 공조와 협력 의지를 다짐했다.

특히, 미국이 주도한 정상회의에 동맹·우방은 물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까지 참석해 기후변화란 세계적 위기에 대해선 전 세계가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개막 연설에서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50~52%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선도적 역할을 다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며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미국이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 리더로서 귀환을 알리는 상징적인 모습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미국의 새로운 목표가 ‘게임 체인저’라고 지지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이 기후 문제로 다시 돌아와 기쁘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AP, 로이터, EPA]
[AP, 로이터, EPA]

미국의 주요 동맹·우방국들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 감축 목표치를 기존보다 상향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에 지원 사격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추가 상향해 연내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지난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24.4% 감축한다는 목표를 유엔에 제출한 상태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40% 감축이 목표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일본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2013년 대비 기존 26%보다 크게 높인 46% 줄이겠다고 밝혔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2005년 대비 40~45% 감축이라는 강화된 목표를 제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탄소가격제’ 도입 등의 새로운 정책도 제시했다.

[연합, 로이터, AP]
[연합, 로이터, AP]

중국과 러시아는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동참 의지를 밝히면서도 자국의 입장을 적극 개진하며 미국에 견제구를 날렸다.

온실가스 배출국 1위인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미국과 협력하고 싶다”면서도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지나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장기 목표를 재확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러시아가 지난 1990년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며 다른 나라들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특정국이 아닌 유엔 주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정상회의에 참석한 개발도상국 정상들은 선진국의 원조 강화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미국과 다른 부유국들이 저소득국의 석탄발전 등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도록 약속한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집행할 것을 요구했고,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도 “저소득국은 부유한 나라가 만든 탄소 배출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원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 국부무 방송 화면 캡쳐]
[미 국부무 방송 화면 캡쳐]

이 밖에도 세계 최대 열대우림 아마존이 위치한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한 불법적 삼림 벌채를 종식하겠다”면서 공정한 대가를 요구했고, 두 번째로 큰 콩고 분지 열대우림이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의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은 “열대우림이 제값을 못 받고 있다”면서 숲의 탄소배출권 거래 가격 인상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