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보다 빠르게 백신 접종 확대…美 인구 50% 최소 1회 접종

남은 인구에 대한 백신 접종 속도 유지 가능성은 불투명

백신에 대한 불신, 무관심도 적잖아…바이든 “직원 유급휴가 제공” 촉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있는 백신 접종센터를 방문해 백신을 접종 중인 여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21일(현지시간)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있는 백신 접종센터를 방문해 백신을 접종 중인 여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이 빠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집단 면역을 형성하기 위한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비록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초 예고했던 취임 100일보다 빨리 ‘백신 2억회분 접종’이라는 약속을 지키기는 했지만, 미접종 인구의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는만큼 앞으로도 계속 현재까지의 속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정부 주도의 공격적인 백신 생산과 공급망 확대를 바탕으로 백신 접종 캠페인에 박차를 가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연설을 통해 “오늘 나의 취임 92일째에 2억 도스(1회 접종분)을 접종했다”면서 “우리 행정부의 노력이 자랑스럽고, 그보다 나는 미국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 절반이 적어도 1차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보건 전문가들과 주 정부 관계자들은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백신 미접종 인구의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는 데다, 앞으로 남은 인구에 대한 백신 접종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에 따라 ‘집단 면역’ 형성의 성패가 판가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집단 면역을 형성하는 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다시 백신 접종 속도를 압도, 결국 백신 캠페인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뉴욕타임스(NYT)는 “정부 및 보건관계자들은 백신 접종 캠페인의 다음단계를 ‘백병전(검이나 칼, 총 등으로 적군과 몸으로 싸우는 전투)’라고 부르고 있다”면서 “백신에 무관심하거나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메시지와 전략에 어떤 변화를 줘야할 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 혹은 무관심은 지역별 백신 접종 불균형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뉴햄프셔의 경우 거주 인구의 59%가 최소 1번의 백신을 접종한 반면, 미시시피와 앨라배마의 접종률은 3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앨라배마주 보건 책임자인 스콧 해리스 박사는 “정치인과 언론을 불신하는 시골 백인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의료 종사자들에게 백신을 맞아야할 이유를 동영상으로 찍어 환자들의 메일로 보내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속도 둔화에 대한 우려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미 기업들에게 백신 접종을 위해 직원들에게 유급 휴가를 줘야 한다고 촉구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일하는 미국인은 백신 접종이라는 애국적 의무를 다하기로 택했다는 이유로 봉급에서 단 1달러도 잃어선 안 된다”면서 “우리가 지금 상황에 방심하고 멈춘다면, 우리가 달성한 성과는 모두 사라져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