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연설서 “신속·단호한 대응”
러 전역 나발니 석방 촉구시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냉전’을 벌이고 있는 서방을 향해 군사력을 과시하며 경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러시아 내부에선 교도소 복역 중 건강이 악화해 사망 우려까지 제기된 ‘푸틴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수십개 도시에서 펼쳐졌다.
푸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 시내 ‘마네슈 전시홀’에서 열린 연례 대(對) 의회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행동이 멈추지 않고 누가 더 크게 떠드는지를 겨루는 새로운 종류의 스포츠처럼 됐다”며 “(교류의) 다리를 불태우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가 우리의 선의를 무관심이나 나약함으로 받아들인다면 러시아는 비대칭적이고 신속하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푸틴 대통령은 대러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을 영국 소설가 러디어드 키플링의 소설 ‘정글북’에 나오는 정글의 왕 ‘시어칸(호랑이)’과 아첨꾼 ‘타바키(승냥이)’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는 최근 미국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에 뒤이어 유사한 조치를 취한 체코,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동맹국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군부대와 핵전력 현대화, 차세대 대륙간탄토미사일(ICBM) ‘사르맛’ 개발 등 러시아의 군사력을 열거하며 “누구도 러시아를 상대로 소위 ‘레드라인’을 넘으려는 생각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 어디가 경계인지는 구체적 상황마다 우리가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외부를 향해 강경 메시지를 내놓으며 러시아의 힘을 자랑했지만, 같은 날 내부적으로는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러시아 전역 수십개 도시를 휩쓸었다.
인테르팍스 통신과 노바야가케타 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모스크바와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물론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 도시들에서도 시민들이 도심으로 몰려나와 나발니 지지 시위를 열었다. 신동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