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42.5%, 선행 감염자로 인한 n차 감염
“가족 및 지인과 접촉 줄여야 확산세 꺾을 수 있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700명대에서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확산세가 지속되는 원인 중에는 앞선 감염자와 접촉으로 인한 ‘n차 감염’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아직 급격한 증가세는 아닌데다 현행 수준의 방역 조치로도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가족 및 지인과 접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이런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 확진자 105일 만에 최다…지역발생만 700명 넘어=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735명으로 전날(731명)에 이어 이틀 연속 700명대라고 밝혔다. 특히 이 날 신규 확진자는 지난 1월 7일 이후 105일 만에 최다 수치다.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673명→658명→671명→532명→549명→731명→735명이다. 1주간 하루 평균 649.9명꼴로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약 625.4명으로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범위에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715명, 해외유입이 20명이다.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4일(714명) 이후 8일 만에 다시 700명 선을 넘었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구로구에서는 빌딩 내 종사자를 중심으로 36명이 확진됐고, 경기 남양주시의 농구 동호회와 관련해선 축구 클럽까지 전파가 이어지며 누적 확진자가 29명으로 늘었다. 대전시의 한 시장에서는 상인을 중심으로 15명이 확진됐고 경남에서는 김해, 진주, 창원, 사천 등에서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잇따랐다.
▶일상감염 확산 지속…방역 대응 갈수록 어려워져=700명대라는 숫자 자체도 우려스러운 부분이지만 감염 양상은 더 심상치 않다. 최근 2주간(4월 8일∼21일)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전체의 42.5%인 3840명이 선행 확진자와 접촉한 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가족·지인·직장동료 등 개인 간 접촉을 통해 감염됐다는 의미다.
이처럼 당국의 추적 및 관리가 힘든 일상 감염이 늘어나면서 방역 대응은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 전날 새롭게 확인된 집단발병 사례만 봐도 서울 은평구 의료기관(14명), 경기 군포시 보험회사 콜센터(12명), 대전 동구 시장(7명), 충북 청주시 카페(5명), 대구 수성구 실내체육시설(6명) 등 다양했다.
이런 가운데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환자 비율도 30%에 가까워졌다. 전날 기준으로 최근 2주간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는 9034명 가운데 2472명의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당국에서 최대한 빠르게 감염원을 찾아내고 관련 접촉자를 관리해야 하는데 감염경로 파악이 늦어지면서 ‘n차 감염’의 확산 고리를 차단하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최근 역학조사를 통해 명확하게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는 ‘조사 중 사례’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는 환자 수가 많이 증가하지 않고 지난주와 유사한 수준에서 억제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방역 긴장도를 높여 국민 개개인이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족 및 지인 등의 일상 모임에서 감염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를 방역당국이 일일이 차단하기는 힘들다”며 “결국 국민들이 조심해줘야 하는데 방역의 긴장감이 떨어진 상황이다보니 일상생활이 지속되면서 확진자 수가 좀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