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300C’

요즘 기름값이 많이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앞으로 더 떨어질 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덕분에 값 싸고 연비 좋은 디젤 차량 대비 상대적으로 처졌던 가솔린 차량의 매력이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정숙성이 중요한 고급 승용차 시장에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크라이슬러 300C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크라이슬러 300C는 중후한 디자인과 그에 걸맞는 넉넉한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BMW 5시리즈(2968㎜), 벤츠 E클래스(2875㎜), 도요타 아발론(2820㎜) 등 경쟁 모델에 비해 넉넉한 축거(3050㎜)로 신장 180㎝ 이상의 성인 남성이 앞ㆍ뒤 좌석 어디에 탑승하더라도 공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특히 트렁크 용량은 453ℓ로 24인치 여행용 캐리어 3개가 충분히 들어갈 정도다. 넓기만 할 뿐 아니라 고급스럽기까지 하다. 내장에 최고급 소재를 적용한 덕분이다. 대시보드와 센터 콘솔 측면, 도어 패널 등에 사용된 가죽은 페라리ㆍ마세라티와 같은 최고급 차량에만 적용되는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 ‘폴트로나 프라우’의 ‘폴리뇨(Foligno)’ 제품이다.

여기에 수작업을 거쳐 원목의 질감을 더욱 부각시킨 ‘내추럴 포어 모카(Natural Pore Mocha)’ 우드 트림을 더해 고급스러움을 배가했다.

고급스러움은 감성적 실용으로 완성된다.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구현한 8.4인치 터치 스크린과 함께 계절에 따라 냉ㆍ온장 기능을 활용해 음료의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앞좌석 컵홀더 등은 단연 돋보이는 감성적인 선택이다.

서울 시내 및 고속화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총 127㎞ 구간에서 실시한 시승에서는 정숙한 주행 성능을 과시했다. 크라이슬러 300C에는 워즈 오토(Ward‘s Auto)가 뽑은 ‘10대 엔진’에 2년 연속 선정된 3.6ℓ 팬타스타 V6 DOHC D-VVT엔진(최고 출력 286마력, 최대 토크 36㎏.m)이 탑재됐다.

또 미국 숭용차 최초로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덕분에 저속 주행구간 및 고속 주행구간 모두에서 부드럽고 묵직한 주행감을 유지했다. 시속 100㎞가 넘는 고속주행이나 오르막 구간에서도 넉넉한 힘을 과시했다.

같은 배기량의 독일 디젤 승용차보다 토크가 약할 수 밖에 없다보니 가속 패달을 밟을 때마다 쭉쭉 치고나가는 맛은 다소 덜했다. 큰 덩치 때문인지 스티어링휠도 다소 무겁게 느껴졌다.

디젤 차량보다 가솔린 차량의 연비가 다소 좋지 못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공인 연비 9.7㎞/ℓ(복합)에 약간 못 미치는 9㎞/ℓ의 실주행 연비를 기록한 것 역시 아쉬운 부분이었다. 가격은 3.6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5600만∼634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