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지급 기준이 무엇입니까?”

SK하이닉스의 직원이 CEO에게 보낸 메일이다. 실적에 비해 성과급이 적은 것에 대한 당찬(?) 질문이었다. 이 질문의 파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공정의 가치’ 훼손에 분노한 MZ세대들의 불만이 최근 사무직 노조 설립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IT업계 등 사무직들의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은 그동안 생산직 노동자의 전유물처럼 여겨왔던 노조운동에 새로운 바람으로 읽힌다.

LG전자는 지난 3월 초에 ‘사람 중심 사무직 노조’가 설립됐고, 금호타이어도 지난해 노사가 임금 동결 후 생산·품질경쟁력 향상을 위한 격려금 100만원을 생산직에만 지급하기로 하면서 누적된 불만이 표출돼 지난 6일 사무직 노조를 출범했다.

강성노조가 중심인 제조업에도 새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사무·연구직 직원들이 별도의 사무직 노조인 ‘HMG 사무연구노조’(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그룹도 생산직 중심 기존 노조와 별도로 사무직 노조 설립 움직임이 있다. 이들의 노조 설립 움직임은 단순한 성과급을 더 받기 위한 개인주의 행동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수십년간 생산직 중심 노동조합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크기 때문이다.

노조는 성과보상에 대해 차별화보다는 일률적인 임금인상과 일자리 지키기, 정년 연장 등에 더 많은 관심을 뒀다. 노조의 교섭에서는 사무직의 근로 형태 등은 아예 고려하지 않고 생산 현장의 목소리만 대변한 셈이었다. 이런 불만이 쌓이면서 이번에는 젊은 세대가 자기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MZ세대는 회사를 ’평생직장으로 여기지 않고 이직에도 적극적인 만큼 불만을 표시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또한 요구사항에서도 기존 노조 일자리 지키기와는 차이가 있다. MZ세대의 목소리는 단순하다. “일한 만큼 주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대우만 제대로 해 달라”는 것이다. 한 대기업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의 대화에서도 “일 안 하고 스마트폰 게임만 하는 사람은 되지 말자. 할 일은 하면서 정당한 권리 주장하는 노조 만들자”며 기존 노조와의 다른 길을 걷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들이 실제 행동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제약이 많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르면 이들은 회사와 직접적으로 협상을 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기도 어렵다. MZ세대의 이번 노조 설립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젊은 세대가 주축이 된 사무직 노조 설립 움직임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새로운 노조문화의 시발점이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기존 노조도 이젠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노동집약적 산업은 줄고 있지만 직군과 업무는 다양해지고 있다. 앞으로 이런 변화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게 되면 더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공정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MZ세대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보상도 차별화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흐름에 사회도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젠 노조도 빨간 띠를 두르고 투쟁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투명한 보상과 합리적 조직문화를 만드는 방안에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