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커지고
中긴축에 수요 둔화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원자재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회의론으로 바뀌면서 상품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품에 대한 사자(long) 포지션이 지난 12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블룸버그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와 이민세관집행국(ICE)의 자료를 집계한 결과 20개 원자재 바스켓에 대한 헤지펀드의 순매수 강도는 6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 2월 블룸버그 상품스폿 인덱스 가격이 8년 만에 거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던 것과는 반대 모습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이 1970년대, 2000년대 초반과 견줄만한 슈퍼사이클이 온다고 예상할만큼 올해 초 원자재 가격은 상승했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면 원자재 수요가 폭발하고,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달러 약세를 초래해 상품의 표시 가격을 더 높일 것이란 기대가 바탕이었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데다가, 또 중국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유동성 통제를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로 달러도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석유시장에서의 자금유출이 가장 두드러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이달 초에 전례 없는 생산량 제한을 5월부터 7월까지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결정했고, 더 나아가 시장에서는 이란이 핵 협상을 재개할 경우 원유 공급을 더 늘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같은 공급확대를 수요가 감당해 낼 수 있을 지 회의를 품는 모습이다.
원자재 가격상승에 더해 운송 비용 급등 역시 수요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곡물이나 철광석과 같이 포장되지 않은 상품을 운송하는 비용이 올해 50% 이상 올랐다.
다만 원자재 슈퍼사이클을 계속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원자재는 여전히 2021년 최고의 자산 가운데 하나”라며 “백신 접종 차질에서 야기되는 일시적인 과속 장애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고 풀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