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별 DSR로 대출 한도 낮춰
무주택자 대출규제 완화는 논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부가 이르면 내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한다. 급속도로 늘어난 가계부채를 줄인다는 것이 기본 목적이지만, 청년·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을 위한 사다리는 놓아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어 균형점을 찾을 지 주목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9일 “이르면 다음주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려고 하고 있다”며 “부처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더 미뤄질 수는 있다”라고 말했다.
당초 금융위는 3월말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려고 계획했다. 그러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 관리 방안 등도 담기 위해 4월 중순으로 발표를 미뤘다.
관리방안의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차주별로 적용하는 것이다. DSR은 차주가 가진 모든 부채에 따라 매달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소득의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대출액을 규제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다.
현재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으려는 경우 등 일부 차주에게만 적용되고, 금융사별로는 전체 차주의 평균 DSR만 맞추면 됐다. 즉 주로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를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차주별 DSR이 적용되면 차주 개개인이 DSR 규제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해져 대출 한도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DSR 규제를 몇 퍼센트(%)로 할 것인지, 차주별로 어떻게 차등 적용할 것인지, 은퇴 세대처럼 소득은 없지만 자산을 통한 상환능력은 있는 차주나, 청년세대처럼 시간이 갈수록 소득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차주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대출은 포함하고 어떤 대출을 제외할 것인지, 어떠한 속도로 도입할 것인지 등 세부적으로 결정해야할 사항이 많다는 점이다.
DSR과 별개로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대출규제를 일부 완화해주는 방안은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DSR은 가계부채를 줄이고 집값을 안정시킨다는 정책 목표를 갖고 있는데, 대출규제 완화는 무주택자에게 빚을 내서 집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정반대의 목표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치권 안팎, 부처간, 심지어 금융위 내부에서도 통일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에서 드러난 부동산에 대한 분노의 민심이 대출 및 세금 규제를 완화하라는 쪽에 실려 있는 것인지, 집값을 안정시키라는 쪽에 실려 있는 것인지도 해석이 갈린다.
정부가 만지작거리고 있는 카드는 현재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주고 있는 대출규제 완화 혜택(일정 소득 이하의 무주택자가 일정 가격 이하의 주택을 구입할 때 LTV·DTI 10%포인트 가산)을 더 높이고 수혜 대상도 늘리는 것이다. 이는 집값 상승을 각오해야만 하는 선택이다. 금융위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내집마련 사다리를 놓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제껏 둘 중 하나도 제대로 달성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목표라는 지적이다.
관리방안에는 이밖에도 고액 신용대출 원금분할 상환 방안, 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한 LTV 등 대출 규제 방안 등이 담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