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
코로나發 4차 추경으로 67조 사용
민간활력 실종땐 세수 인상효과 한계
“조세부담 낮춰 내수·기업 먼저 살려야”
국세수입이 7조9000억원 주는 동안 총세출은 56조6000억원이 늘어났다. 세출과 세입 증가속도가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되면 민간경기 활력을 위해 세출을 줄이고 오히려 세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기획재정부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세출은 전년 397조3000억원에서 453조8000억원으로 14.2% 늘었다. 코로나 위기극복을 이유로 67조원 규모에 달하는 4차례 추경을 실시한 탓이 크다. 국가채무는 전년대비 111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국세수입은 법인세가 16조7000억원 줄어들면서 전년 대비 7조9000억원 감소한 285조5000억원이었다. 그나마 주식·부동산시장 등 금융시장 덕분에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가 늘어나면서 예산안 대비 5조800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요인이 없었다고 가정하면 13조7000억원이 줄었다.
세출은 계속 늘어나고 세입은 줄어드는 불균형 현상에 빠진 것이다. 최근 세율을 올렸지만 민간경기 활력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세수규모는 줄어들었다. 내수시장과 기업이 살지 못하면 세율을 올려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법인세는 2018년 최고세율을 3%포인트 인상했지만, 오히려 세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소득세 최고세율도 45%로 올랐지만,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양도세를 포함해 1만6000명 대상으로 9000억원 더 걷힐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측대로 9000억원 더 걷힌다고 해도 이번 추가경정예산을 위해 조달한 국채 9조9000억원을 조달하려면 11년이 걸린다.
종합부동산세 등 자산소득에 대한 징벌적 수준의 과세를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지출규모를 따라갈 수 없다. 우리나라 조세수입은 80%가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로 이뤄졌다.
결국 전문가들은 세입 확충방안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지출을 2019년 수준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19를 이유로 평년보다 지출을 늘렸기 때문에 앞으로는 허리띠를 졸라메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재부도 앞서 “코로나 위기 대응 과정에서 한시·일시적으로 증액된 사업을 전면(zero-base) 재검토하고 미래대비 투자재원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오히려 경기회복기에는 기업 조세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가 대표적인 예시다. 법인세 과세표준을 2009년부터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세율을 각각 13%, 25%에서 11%, 22% 낮췄다. 2010년엔 10%, 20%로 인하했다.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인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혹자는 쉬운 말로 세율을 올리면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일차원적이고 유아적인 생각”이라며 “경제가 위기가 처해있는 상황에서 회복기로 들어설 때에는 세율을 오히려 낮춰 민간활력을 키워줘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서 법인세, 소득세를 더 올리면 래퍼곡선의 변곡점까지 다가간다”며 “인간의 창의와 자유주의에 근거해서 민간활력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