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제예측기관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3%, 국제통화기금(IMF)은 3.6%로 각각 내다봤다.

그러나 고용시장은 여전히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봄은 왔지만 완연한 봄은 아닌 듯하다.

‘2월 고용 동향’은 암울한 고용 실상을 극명히 보여준다. 취업자 수가 47만3000명 줄어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일자리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60대 일자리는 정부 사업에 힘입어 21만명 늘었지만 30대는 23만8000명 줄었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26.8%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예산을 대폭 늘렸지만 성과는 실망스럽다. 일자리 예산은 2017년 15조9000억원에서 올해 30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4년간 80조60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경제활동의 중추인 30~40대 취업자 수는 격감했고 구직단념자는 급증했다. 체감 청년실업률도 20%대 후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공 일자리 증가가 민간 일자리 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고용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실사구시적 고용 정책’과 ‘노동시장 개혁’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서비스업, 숙박음식업, 도소매업의 고용 감소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이 깊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는 늘어난 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가 경감한 것도 최저임금 과속 인상이 주요 요인이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연구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줄고, 소득분배가 악화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최저임금은 2019년 기준 중위임금의 64.5%로, OECD 회원국 중 6번째로 높다.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의 36%가 최저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지불 능력의 한계를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의 이유 있는 항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친기업·친투자 환경 조성으로 기업의 고용 창출 역량을 높여야 한다. 뉴욕 증시 상장을 성공적으로 끝내 5조원대의 투자 재원을 확보한 쿠팡은 공격적으로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아마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50만명 가까운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했다.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이 창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경직적 노동시장이 일자리 창출의 주요 걸림돌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노사 협력 130위 ▷정리해고 비용 116위 ▷고용·해고 관행은 102위를 각각 기록했다. 인시아드경영대학원과 다국적 인력공급업체 아데코의 세계 인적 자원 경쟁력지수에서도 ▷노사 협력 119위 ▷여성 고위직 승진 기회 109위 ▷이민자에 대한 관용도 85위를 기록했다.

기업의 국내 유턴이 부진한 이유로 높은 고용 비용과 과잉 규제가 지적된다. 저임금 경쟁력 유지를 위해 중소기업이 떠밀리듯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실정이다. 2014~2020년 국내로 돌아온 대기업은 현대모비스 1곳에 불과하다.

과도한 규제가 일자리를 파괴한다. 중소기업 옴부즈맨에 따르면 규제 비용이 기업 매출의 4.5%를 차지한다. 대형 마트 규제 의무휴일제, 원격의료 규제 등에 따른 일자리 손실이 상당하다. OECD 회원국 중 26개국이 도입한 원격의료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실시됐지만 이용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과 의료진이 있지만 규제에 묶여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는 요원하다.

파견법만 국제 수준으로 개선해도 30만개 일자리가 생긴다. 아직도 제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로 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일자리가 지고지순의 복지다.

박종구 초당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