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산 땅 처분땐 417만원
내년에 팔면 1725만원 내야
정부 3·29 투기근절대책 파장
토지주들 ‘과잉규제’ 비판 봇물
경기 근교에서 주말농장을 운영 중인 A씨는 요즘 땅을 팔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투기 근절대책으로 내년부터는 양도소득세가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15년 전 1억원에 매입한 이 땅의 현재 시세는 약 1억5000만원 정도인데 올해 땅을 처분할 경우 내야 하는 세금은 417만원이지만 내년에 판다면 4배 이상인 1725만원을 내야 한다. A씨는 “서울에 살면서 주말 농장용 땅을 사놓고 주말마다 취미삼아 이것저것 키우는 재미로 지냈다”며 “나같은 사람도 투기꾼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해당 사례는 세무사의 조언을 얻어 재구성했다.)
정부의 3·29 투기 근절대책으로 주말농장용 농지를 보유한 타지역 토지보유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현재 사업용으로 인정받는 1000㎡ 미만의 주말농장용 농지가 내년부터 비사업용으로 분류되면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사라지고 양도세도 중과되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가 세무법인 정상 신방수 세무사에 의뢰해 주말농장용 토지의 양도세를 계산한 결과 내년부터 양도세가 수배 높아지는 땅이 대폭 늘어난다. 레저용으로 서울 근교 등지에 주말농장을 샀던 타 지역 거주자 상당수가 올해 내 팔지 않으면 ‘양도세 폭탄’을 맞게 되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2면
정부는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을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높이고 최대 30%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배제했다. 양도세 중과세율을 적용받지 않던 주말농장용 농지의 경우 사업용 토지에서 제외되면서 세금 증가폭이 더 커졌다.
앞선 A씨의 경우 양도차익 5000만원은 해당 토지 가격이 전국 평균 수준으로 변동됐다는 가정하에 산출된 값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전국 땅값은 매년 평균 2.84% 올랐다.
땅값이 많이 올랐다면 세 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동일한 땅을 올해 3억원에 팔 경우 양도세로 3600만원을 내야 하지만 내년부터는 1억467만원으로 뛴다. 양도차익이 3억원일 때 납부세액은 올해 6540만원에서 내년 1억6847만원으로 1억307만원 오른다.
신방수 세무사는 “ 올해 12월 31일 이전에 양도하는 것이 유리하기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황이렇다 보니 토지주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모든 땅 거래는 투기로, 국민은 투기꾼으로 몰아가는 과잉 규제라는 주장이다. 양도세 중과를 피해 땅을 내놓는다 한들 누가 사겠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는 등 토지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도세 중과와 취득 규제로 거래절벽이 도래하면 피해가 농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농민들은 노후 생활 등을 위해 농지를 쉽게 팔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시골 읍면동 지역의 농지는 세금 중과의 예외를 두는 방식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