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공개된 영화 '승리호'. [넷플릭스 제공]
올해 2월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공개된 영화 '승리호'. [넷플릭스 제공]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한국 에너지 산업을 대표하는 전문가로 통하지만 동시에 문화 산업에서도 오랫동안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김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사업 이외에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 대성창업투자(이하 대성창투)라고 답했다.

1987년 8월 대구창업투자로 출발한 대성창투는 문화콘텐츠 등에 특화된 창업투자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대성홀딩스가 47.1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대성창투 사업이다. 대성창투를 통해 배우는 것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회장의 ‘문화 사랑’은 각종 문화콘텐츠 사업에 대한 투자로 이어졌다. 특히 국내 영화 산업에서 단연 두각을 드러냈다.

영화 ‘올드보이’부터 ‘괴물’, ‘타짜’, ‘범죄와의 전쟁’, ‘명량’, ‘관상’, ‘광해, 왕이 된 남자’, ‘암살’ 그리고 최근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선보인 ‘승리호’까지 대성창투가 투자해 흥행한 영화는 수십편에 이른다.

지난해 국내 극장가 최대 기대작이었던 ‘승리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을 연기해 김 회장도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난 2월 넷플릭스로 공개된 직후 한국은 물론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단번에 세계 인기영화 순위 1위에 올랐다. ‘승리호’의 흥행으로 대성창투의 주가도 공개 이틀 만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덩달아 큰 주목을 받았다.

문화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김 회장은 최종 투자를 심의하는 자리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투자 대상을 고르는 기준도 명확하다.

김 회장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플롯(plot)이다. 현실감과 박진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사가 섬세하게 살아 있어야 하고 이것을 구현할 좋은 배우까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뿐만 아니라 바이오 역시 대성창투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대성창투가 투자한 이오플로우, 젠큐릭스, 미코바이오메드 등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기도 했다. 2020년 말 기준 대성창투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3111억원 수준이다.

김 회장은 “영화와 바이오 산업 모두 재미있다. 특히 유전공학 분야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성창투를 통해 영화와 바이오 분야에 주력해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