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물 작황 부진·AI 등 여파
韓 식료품값 상승률 OECD ‘4위’
통계청 3월 소비자물가지수 107.16
기저효과 감안땐 ‘상승 탄력’ 우려
전문가 “유동성이 물가 상승압력”
금리 인상 제기속 반대 여론도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과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원자재 가격과 곡물값 등이 급등하면서 ‘밥상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작년 2분기의 기저효과를 고려했을 때 당장 올해 2분기부터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한국은행 입장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릴 유인이 더 커질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2015년=100)으로 작년 동월 대비 1.5% 올랐다. 이로써 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서민의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농축수산물은 작황 부진과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 등으로 13.7% 오르며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중 농산물은 1년 전보다 19.2% 뛰었다.
최근 우리나라 식료품 가격상승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에서 4번째로 가파르게 상승하고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의 식료품 가격 상승률은 6.5%다. OECD 전체 평균(3.1%)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자 37개 회원국 가운데 터키(18.1%), 칠레(7.8%), 아이슬란드(6.7%)에 이어 4번째로 높은 것이다. 같은 달을 기준으로 미국(3.7%), 유로지역(1.5%)보다 월등히 높았다. 영국(-0.7%)과 일본(-0.1%)은 마이너스였다.
한국은행은 최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백신 접종 등에 따른 빠른 경기회복과 경제활동 정상화로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한국과 주요국의) 급격한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시중에 공급된 커다란 유동성 때문에 물가 상승 압력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조언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주 높은 수준의 상승 압력은 아니겠지만, 3,4분기에 2분기보다 높으면 높았지, 낮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관리를 위해서는 유동성 흡수 차원에서 기준금리 상향 조정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경기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함부로 손대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장 우려해야 하는 상황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은 금리를 올리는데 우리는회복이 늦어져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 “경기가 회복하며 완만하게 상승하는 수준인데 앞으로 높아질 우려가 있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좀 높은 것 같다”면서도 “여러 요인이 개입하므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할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중심으로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안정적 물가관리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며 “정부 비축·방출, 수입 확대,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주요 농축산물의 가격·수급 조기 안정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