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40년래 최대
1.3조달러…전년비 160%↑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지난해 초 코로나19로 인해 일시 정지 상태에 머물렀던 기업들의 인수·합병 거래들이 물밀듯 나오고 있다. 특히 스팩 열풍을 중심으로 대규모 합병 거래가 이어지면서 올해 초부터 관련 시장은 쾌조의 출발을 보이는 상황이다.
31일(현지시간) 금융데이터업체 레피티니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3개월 간 1조3000억달러 상당의 인수·합병 거래가 이뤄졌다. 1980년 이후 1분기 거래성사로는 사상 최대치로, 밀레니얼 시작 당시 닷컴 붐의 수준도 넘어섰다.
주목할 점은 1년 전 코로나19 초기에 거래 활동이 급락한 후 나타난 반등 속도다. 미국 기반 거래의 경우 전년도 1분기에 비해 1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인수합병 공동대표인 캐리 코흐만은 "1년 전 M&A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회복 자체가 우리가 본 그 어떤 것보다도 극적인 반등"이라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거래 가치는 3분기 연속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봄에는 그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전 세계적으로 사모펀드가 성사시킨 거래도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6% 급증하며 신기록을 달성했다.
거래 급증으로 투자은행들의 수익도 최고치를 찍었다. 투자은행들은 최근 20년간 가장 수익성이 높은 분기를 맞아, 총 수수료 37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같은 합병거래 성사가 잦아진 데에는 스팩(SPAC)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의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껍데기 회사로 실제 사업이 없고 상장만을 목적으로 한다. 공모를 통해 개인 투자 자금을 모은 후 기업을 인수하면 우회 상장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거대 규모 스팩 딜도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상황이다. 테슬라의 라이벌로 꼽히는 루시드 모터스는 지난 2월 스팩을 통한 상장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는 240억달러로, 합병 발표 이후 해당 스팩주인 처칠 캐피털IV(CCIV)는 주가가 5배 넘게까지 상승했다. 지난 달에도 해외주식거래소 플랫폼인 이토로(eToro)가 은행권 거물인 베치 코헨이 설립한 FTCV라는 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상장을 발표했다. 거래 규모만 100억달러로 올해 스팩 최대어로 꼽힌다.
미국 내 스팩 열풍으로 인해 스팩 거래의 가치는 172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인수·합병 거래 총액의 1/4을 넘어선 수치다.
이외에도 올 초부터 대규모 딜이 속속 나왔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이 300억달러 규모의 항공기 임대사업을 아일랜드 경쟁업체인 에어캡에 매각하기로 합의했고, 캐나디언퍼시픽철도가 미국 캔자스시티서던을 25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인수·합병 거래 회복은 지난 4월 연방준비은행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연준은 당시 부양책에 2조3000억달러 대출과 1조2000억달러의 정크본드 시장 지원을 포함했다. 연준의 이런 움직임에 시장이 반등하면서 신뢰도가 개선되고 부채 조달도 쉬워졌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