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긴장·반도체 굴기

글로벌 공급망 불안 ↑

TSMC 점유율 낮출수

WSJ “반도체 공급망 다양화 필요”

인민일보 웨이보 사진.
인민일보 웨이보 사진.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19일 웨이보(SNS) 계정에 ‘신축년(辛丑年)의 대비’란 이름으로 2장의 사진을 올려 7억 건이 넘는 조회수를 올렸다. 똑같은 신축년에 열린 1901년 청나라와 미국 등 서양 열강이 맺은 불평등 조약인 ‘신축 조약’ 당시 사진과 이번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 사진이었다.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며 미국과 정면 충돌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좌초로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현재의 글로벌 공급망의 한계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미·중간 대결구도가 첨예해지면서 대만을 둘러싼 양국 충돌이 몰고올 수 있는 글로벌 공급망의 ‘대재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말 이후 중국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진입해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은 우발 상황에 대비해 일본 등 동맹국을 소집하느라 분주하다.

대만은 세계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대만의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다. 대만산 반도체가 세계에 공급되지 않으면 그야말로 ‘대재앙’이다. 중국이 필요한 반도체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나라도 대만이다. 중국으로서는 친미 성향의 대만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최근 반도체 굴기를 강화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대외적인 강경책으로도 나타난다. 중국은 7년 동안 공들여온 ‘EU-중국 투자협정’ 파탄 위험에도 내정 간섭을 이유로 유럽에게 보복을 가했다. 서방 국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홍콩 선거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양안 관계를 지렛대로 대만 경제와 산업에 대한 압박을 높여 본토로의 기술 유입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기술 자립과 함께 외교적 선택지도 다양하게 가지려는 포석으로 볼 수도 있다. 대만 경제는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 대외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전세계적으로도 TSMC에 대한 반도체 의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미국은 물론 유럽도 자국 내 반도체 생산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사회가 중동 석유의 원활한 공급에 신경썼던 것처럼 이제는 반도체 공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남중국해 인근 기업들은 중국과의 충돌에 대비해 반도체 공급망을 다양화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