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까지 마쳤지만 3월 법안심사 또 연기
2010년 이후 10여년째 입법 ‘제자리걸음’만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70년 동안 법 사각지대에 방치된 가사·육아도우미 등 가사노동자를 법적 근로자로 인정하는 가사근로자법이 마지막 관문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장기 표류를 계속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4일 고용노동부와 국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정부를 시작으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은미 정의당 의원에 이어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이달 16일 법안을 내면서 국회에는 가사노동자법 4건이 발의돼 있다. 지난 12일에는 국회 환노위에서 공청회까지 열어 법안 심사에 필요한 절차나 요건은 모두 갖췄다. 하지만 전날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가사노동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 제정안 심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여당은 3월 임시국회 중점 법안으로 가사노동자법을 꼽을 정도로 법안 처리에 의지를 보였지만 국민의힘 쪽에서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반영하고 심도 있게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법안처리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당초 가사근로자법은 2월 임시국회에서 본격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됐으나 무위에 그친데 이어 3월에도 법안심사가 무산된 것이다. 19대·20대 국회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가사근로자법은 가사근로자의 연차휴가, 퇴직금, 4대 보험 등 기본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사서비스 제공기관 인증제를 도입하고, 가사근로자에게 임금·유급휴일 등 근로조건 명시된 서면계약서를 교부하도록 해 시장을 공식화하고 근로조건 향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가사근로자는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한다. 가사근로자들은 법이 규정한 주휴수당, 연차 유급휴가, 퇴직급여는 물론 고용·산재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가사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둘러싼 법적 논의는 2010년에 시작된 이후 19대, 20대 국회에도 법안이 발의됐지만 모두 폐기됐다. 지난해 11월 민주당이 가사노동자법을 ‘필수노동자TF 10대 입법·정책과제’에 포함시키며 70년만에 가사노동자법이 제정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최영미 가사노동자협회 상임대표는 “가사노동자법을 제정하면 파업을 할 거라는 식의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들로 법안 심사를 회피하고 있다”며 “국회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가사노동자법을 3월 안에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