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구두친서’ 교환

中, 러와 외교장관회담도

김정은(사진)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적대 세력’이라 칭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단결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김 위원장이 이 같은 내용의 구두친서를 시 주석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두터운 동지적 관계에 기초해 두 당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야 할 시대적 요구에 따라 시 주석에게 구두친서를 보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의 투쟁노선과 전략전술과업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신문은 김 위원장이 한반도 정세와 국제관계 상황을 연구분석해 “국방력 강화와 북남관계, 조미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입장을 토의결정한 데 대하여 심도있게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령도(지도) 밑에서 세계적인 보건위기의 대재앙을 성과적으로 억제하고 적대세력들의 광란적인 비방중상과 압박 속에서도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하면서 초보적으로 부유한 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투쟁에서 괄목할 성과들을 이룩하고 있는 데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친서전달은 중국이 동북아 권역 내 세력 다지기에 나서면서 이뤄졌다. 전날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국제적·지역적 정세가 심각하게 변하고 있다면서 북중관계를 견고히 하며 발전시키자고 했다. 미중갈등 국면에서 북한 문제를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역시 중국을 지렛대 삼아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김 위원장에게 구두친서를 전달한 같은 날 러시아와의 외교장관회담도 개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정부에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시도 등 인권문제로 압박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 결속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중국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담 후 타국에 대한 미국의 내정간섭이나 그룹형성에 반대한다며 중러 결속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문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