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관리법 처벌 기준 ‘자동차 결함’ 불명확
미국·독일은 리콜 안했다고 형사처벌하지 않아
현기차, 그랜저·K5 ‘세타2 엔진’ 리콜 지연 혐의 기소
헌법재판소 결론 나올 때까지 재판 중단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리콜 의무를 어긴 자동차 회사와 관계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한 자동차관리법이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변민선 부장판사는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대·기아차 관계자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다고 24일 밝혔다.
현대·기아차와 회사 관계자들은 쏘나타·K5 등에 들어가는 세타2 엔진 결함을 알고도 리콜을 지연한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2019년 7월 재판에 넘겨졌다. 헌재의 판단이 나올때까지 이들의 형사재판은 중단된다.
재판부는 자동차관리법이 자발적 리콜을 하지 않는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는 반면 그 요건은 추상적이고 명확하지 않아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문언만으로 ‘결함’의 범위를 확정지을 수 있지 않고 ‘결함’에 대한 과학적·기술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의 경우에는 리콜대상 결함여부를 판단할 때 사고건수, 심각도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판단기준을 마련했고 리콜을 안 했다고 형사처벌을 하는 경우도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 “어느 정도까지 결함이 ‘시정’ 되어야 불완전 리콜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불분명하다”며 “‘시정을 아니한 자’의 의미와 그 범위는 모호하고 명확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6월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고 요청했다.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리콜의 요건인 ‘결함’과 ‘지체없이’라는 표현이 불명확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할 뿐만 아니라 과태료 부과 등으로 충분함에도 형사처벌하는 것은 과하다는 주장이다.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 또는 자동차 부품이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거나 안전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는 경우 시정조치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결함을 은폐·축소 또는 거짓으로 공개하거나 결함 사실을 안 날부터 지체 없이 그 결함을 시정하지 아니한 자’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