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빚 떠안고 20대 시작하는 사회를 벗어나야”
“돌려준 돈은 고작 등록금의 4%, 14만원 받아” 토로
미대생 “아교·유화작업 학생들, 사비로 작업실 구해야”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올해도 대부분 대학에서 비대면 원격수업이 진행되면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공공그라운드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학생 피해사례 증언대회’를 열고 대학과 정부를 향해 등록금 반환 논의를 촉구했다.
전대넷은 “올해 대학과 정부는 등록금 반환에 대한 논의를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역대 최악의 실업난과 구직난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생활고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증언대회에 참가한 이화여대 재학생 권연수 씨는 “대학을 입학하고 나서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금액이 3000만원 가까이 쌓였다”며 “이번 학기에는 결국 휴학을 하기로 결정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권씨는 “4남매 다자녀 가정이라 국가장학금 중 다자녀 장학금을 신청했지만 소득분위가 높아 거절당했다”며 “소득분위가 왜 높은지 모르겠고, 어떻게 소득분위가 정해지는지도 모른 채 거절당했다”고 했다. 이어 “(등록금 반환 논의는) 청년들이 빚을 떠안고 20대를 시작하는 사회를 벗어나는 과정”이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홍익대에 재학 중인 류기환 씨도 “지난해 코로나19는 대학도 처음 겪는 상황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학기가 끝날 때까지 수업 문제는 나아지지 않았다”며 “(2학기) 중간고사는 공지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많은 학생이 중간고사 무효를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국대를 시작으로 몇몇 대학에서 2학기 등록금 반환을 시작했지만 그 역시 기대 이하였다”며 “대학이 반환한 금액도 4%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류씨는 “교육부 예산 역시 마찬가지”라며 “등록금 반환 예산은 단 한 푼도 배정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교육부는 그나마 있었던 국가장학금 예산까지 삭감하겠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예체능 계열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도 이어졌다. 지난해 대학 내 실기실이 폐쇄돼 학생 개인이 작업실을 마련하는 상황에서 다른 계열보다 등록금이 비싼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서울 지역 한 대학의 미술대학에 재학 중인 A씨는 “미대는 등록금을 100만원 더 낸다. 차등등록금도 문제가 많긴 하지만 지금까지는 실기실 쓰는 비용이겠거니 했다”며 “그런데 작년 내내 대부분 실기실을 한 번도 사용하지 못했는데, 그럼 그 돈은 대체 어디로 갔냐”고 반문했다. 아교나 유화 등 악취가 심한 재료로 작업을 해야 하는 미대생들이 자택이나 거주지에서 작업이 어렵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실기실 문을 안 열어 사비로 작업실을 구하기도 했고, 사람 상반신만 한 작품작업을 해야 하는데 원룸이나 고시촌에 사는 학생들은 어떻게 했는지 걱정”이라며 “차등등록금 100만원이라도 돌려 달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