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으로 수사지휘권 행사 여부 결정
총장 부재 상황에서 대검과 갈등 전망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증언 강요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뜻을 밝혔다. 기소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대검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다시 한 번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예상된다.
박 장관은 17일 출근길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다는 관측이 나온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록을) 자세히 살펴봤고 심사숙고했다, 오늘중 결정해야 하지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에서 검사가 증언을 강요했다는 의혹에 관한 감찰 기록을 전날 모두 검토했고, 수사지휘권 발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도 밝혔다. 법무부장관이 직접 기록을 받아본 게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보지 않고 어떻게 결정하느냐”는 말로 일축했다.
박 장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도 “공소시효가 불과 며칠 안 남았다. 신속하게 결론내야 하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것으로 결론난 한 전 총리 사건은 공여자 한만호 씨의 진술, 한만호가 운영하던 회사 자금 장부, 한 전 총리 동생 전세금에 사용된 수표 내역 등을 토대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이 내려졌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한만호 씨와 대화했던 동료 수감자들이 위증을 했고, 이 수감자들에게 증언을 강요한 검사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위증교사 혐의를 적용한다면 공소시효는 22일 완성된다. 처벌을 한다면, 사실상 이번 주 내에 공소장을 작성해 기소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대검 감찰부에서 작성한 기록을 들여다 본 조남관 대검 차장 등 결재권자들은 기록상 위증을 강요했다는 혐의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실제 조 차장은 기소가 불가능한 사안이라는 의견을 냈다. 논란의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대검 연구관 6명에게 기록을 보여주고 기소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지만, 6명 전원 기소할 사안이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대검 감찰부 연구관인 임은정 부장검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검찰)가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실토한 적이 어디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대검 연구관 6명 전원이 혐의점이 없다고 본 판단에 승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 부장검사는 추미애 전 장관 시절 ‘원 포인트’ 인사로 대검 감찰부로 발령났다. 임 부장검사는 자신이 정당하게 이 사안을 감찰해왔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검은 임 부장검사는 기존에 없던 감찰 연구관 자리를 만들어 발령이 난 인사이기 때문에 이 사건을 애초에 배당받지 않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