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등 온라인 판매 비용절감

현대차는 ‘플랫폼’ 도입도 못해

기아 화성3공장 생산라인 모습. [기아 제공]
기아 화성3공장 생산라인 모습. [기아 제공]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선 전기차의 생산과 판매 구조에 있어서도 대변혁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체는 변화를 주저하는 노조의 완강한 저항에 발목에 잡혀 자칫 경쟁에서 뒤처질 처지다.

기아 판매노조가 전용 전기차 EV6의 사전 온라인 예약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전기차 시대에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최근 노력과는 배치된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온라인 판매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의 선두주자 테슬라는 초창기부터 오프라인 판매점을 두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서만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영업사원의 마케팅 없이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에 글로벌 브랜드 자동차 업계도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오는 2030년부터 100% 전기차만 생산해 판매한다는 목표를 밝히는 동시에 전세계 전기차 판매망을 온라인 채널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출시하는 전기차는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해 복잡한 구매 과정을 단순화하면서 투명하게 운영되는 정찰제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BMW코리아는 이미 온라인 구매 채널인 ‘BMW 숍 온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인 iX를 온라인을 통해서만 판매할 계획이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판매 노조의 눈치를 보며 국내에서 완전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지 못 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클릭 투 바이’를 미국과 인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유럽 지역에서도 일부 국가에 도입했지만 국내에서는 시범 운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약 6500여명의 판매노조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다.

전기차 생산 현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은 노조에 발목이 잡혔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판매가 시작될 아이오닉5의 양산 계획을 최근에서야 확정했다. 통상 신차 출시 2개월 전에 끝냈어야 할 ‘맨아워(Man/Hour)’ 협의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맨 아워는 자동차 생산 라인에 배치하는 근로자 수를 말한다. 현대차는 신차 양산 전 노조와 맨아워 협의를 거치도록 단체협약에 명시하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수가 30%나 적은 만큼 조립에 필요한 인력 수요도 적다. 그러나 노조 측은 고용안정을 내세우며 맨아워 축소에 반대했다.

결국 노사는 울산 1공장 2라인 근로자 800명 중 100여명을 전환배치하는데 합의했다. 조립공정 대비 인원 조정이 소폭에 그치면서 아이오닉5의 생산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폭스바겐과 포드 등 글로벌 브랜드가 일부 공장을 폐쇄하거나 수천명을 구조조정한 것과 대비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신차마다 맨아워 협상을 해야 하는 현재 구조에서는 차종과 목적에 따라 빠르게 신차를 개발할 수 있는 ‘E-GMP’ 플랫폼의 장점이 발휘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성차 업체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 전기차를 내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