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이 조만간 공고될 정기주주총회 안건에 여성 임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포함시킬 전망이다. 그런데 주주제안으로 정관개정을 관철시킨 산업은행과 그 자회사들에는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반영해 정관을 개정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지난달 산은이 한진칼에 보낸 주주제안을 반영한 것이다. 산은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추진을 위해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 지분 10.7%를 획득, 본격적인 경영 개입에 나선 것이다.
산은은 주주제안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이사회, 특정 성별 구성 금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위원회 설치 등을 정관에 반영하라 요구했다.
한진칼은 검사 출신인 최윤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미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현재 산은은 현재 이동걸 산은 회장을 비롯해, 상임이사, 상임감사, 비상임이사 5명 등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8명이 모두 남성이다. 1954년 설립 이래 단 한번도 여성 임원이 임명된 적이 없다. 정관에도 여성 임원을 두는 규정이 없다.
산은 주요 자회사인 산은캐피탈 임원 5명, KDB인프라자산운용 임원 4명, KDB인베스트먼트 임원 3명이 모두 남성이다. 구조조정을 위해 산은 혹은 산은의 자회사가 최대주주로 지배하고 있는 대우건설(임원 6명)과 대우조선해양(7명) 역시 이사회가 모두 남성이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가 이사회에 여성 임원을 최소한 한 명을 두도록 돼 있어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상장사인 대우건설은 올해에도 이과 관련한 정관개정을 하지 않는다. 개정법의 2년 유예조항을 활용했다.
산은 이사회가 남성 일색이라는 것은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 지적사항이다. 해마다 지적받아도 개선 노력은 없다. 이사회 다양성 확보는 지배구조의 핵심 이슈다. 산은은 올해 다른 기업들에게는 ESG 경영 여부를 따져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경영계획을 세웠다. 김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