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기국채 금리 또 상승
뉴욕증시 기술수 중심 하락
유럽증시 부양기대에 급등
유가 달러강세에 일단 진정
금 하락세 지속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미국 경기부양책과 시장 금리 상승이 맞부딪히면서 자산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8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6.14포인트(0.97%) 오른 31,802.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59포인트(0.54%) 하락한 3,821.3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0.99포인트(2.41%) 급락한 12,609.1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 부양책 영향과 국채금리 동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고평가 기술주에서 경기 순환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은 한층 뚜렷했다.
미 상원은 주말 동안 1조9000억 달러 부양책을 가결했다. 이번 주 하원에서 법안을 가결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부양책이 시행된다. 하원은 이르면 다음 날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양책이 하원을 통과하면 가능한 한 빨리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초대형 부양책이 경제 회복 탄력을 더할 것이란 기대가 경기 민감 종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경기 민감 대형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전장 대비 2% 넘게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경우 저위험군에 속하는 건강한 가족 등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만나도 된다는 권고안을 내놓은 점도 경기 순환 종목에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부양책은 미 국채 금리도 끌어 올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1.6% 내외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나스닥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등 기술주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금리 상승은 차입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주식의 상대적인 매력을 떨어뜨린다. 저금리를 기반으로 공격적으로 성장했고, 주가 상승도 가팔랐던 기술주에 금리 상승이 특히 부정적일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증시의 자금 이동 움직임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롬바르드 오디에의 사미 차르 수석 경제학자는 "시장의 핵심 요소는 채권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면서 "미국 기술주는 자본 비용의 정상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이제 우리가 회복 중이라는 것을 인지했다"면서 "이런 경기 사이클을 더 잘 반영하도록 자금의 흐름이 재조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미국 경기 부양책을 주시하며 이날 1∼3%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34% 상승한 6,719.13으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08% 오른 5,902.99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3.31% 급등한 14,380.91로,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2.55% 오른 3,763.24로 장을 끝냈다.
국제 유가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긴장에도 단기 급등에 따른 레벨 부담 등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4달러(1.6%) 하락한 65.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예멘 반군 후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 등 중동 지역 불안을 주시했다.
후티가 지난 주말 사우디 군기지와 석유시설 등을 미사일과 드론을 사용해 공격했다.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브렌트유가 장중 한때 배럴당 71달러도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WTI도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68달러 부근까지 올랐다.
유가는 하지만 이후 차츰 상승 폭을 줄인 이후 하락 반전했다. 브렌트유도 전장 대비 약 1.6% 하락한 배럴당 68.24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가 공격을 받은 유류 저장소 등에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밝힌 점이 안도감을 제공했다. 사우디는 드론이 목표물에 도달하기 전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런 파괴적인 행동은 사우디뿐만 아니라 세계의 에너지 공급 안정성과 보안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여기에 유가가 최근 빠른 속도로 상승한 데 따른 레벨 부담이 커진 점도 상단을 제한했다.
지난주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의 예상치 못한 4월 산유량 동결 결정으로 유가가 급등세를 탔던 바 있다.
달러가 강세인 점도 유가에 반락 압력을 가했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 가치도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달 초 90선을 하회했던 데서 이날 92위로 올랐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강세는 유가에 부정적인 요인이 된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에 대한 민감도가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 금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0.50달러(1.2%) 내린 1678달러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