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검찰 고발건 진행중

유죄면 금융회사 지배 불가

조카 이원준, 1대 주주될수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연합]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정경수 기자] 금융위원회가 고려저축은행 최대주주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게 주식처분명령을 내리면서, 흥국생명·보험·증권 등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 고발로 진행 중인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 전 회장이 보유한 다른 금융계열사 주식에도 처분명령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이 전 회장에게 고려저축은행 보유 지분을 매각해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추라고 명령했다. 이 전 회장은 고려저축은행 지분 30.5%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대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법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세 포탈 혐의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원이 확정됐다.

금융위는 “상호저축은행법상 대주주 적격성유지 요건을 갖추지 못해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법은 벌금형 이상 선고시 대주주 자격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주식 처분 명령에 불복한 이 전 회장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소송을 법원에 냈다.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고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 소송에서 패소한다면 이 전 회장은 금융당국의 명령대로 고려저축은행 지분을 처분해야 하고, 고려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이 전 회장의 조카인 이원준(23.2%)씨로 바뀐다.

관건은 이 전 회장이 56.3%와 68.8%를 가진 흥국생명과 흥국증권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달리 보험업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을 적용받는다”면서 “법제처가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범법 행위 발생 시점(2009년)이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시행(2016년) 전이라는 이유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유권해석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흥국생명이 2년마다 받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 전 회장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9년 계열사를 동원해 사익을 편취한 혐의, 올 2월 차명주주로 지분율을 허위 기재한 혐의 등으로 두 차례 이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판결 확정되면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최대주주가 바뀌면 태광그룹 금융부분의 지배구조가 통째로 흔들리게 된다. 이 전 회장은 흥국생명보험과 고려저축은행(30.5%),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20.0%)을 직접 지배하고 있다. 또 흥국생명보험을 통해 흥국화재(59.6%), 예가람 저축은행(12.5%), 대신흥국제일호사모투자전문회사(15.0%)를 간접 지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