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각종 행사 취소 영향

사진기사 등도 직격탄 맞아

지난 1일 서울 한 사립대 내에 위치한 강희숙 씨의 꽃가게. 임시로 한 달만 운영하고 있어 꽃들이 바닥에 이리저리 놓여 있다.주소현 기자/addressh@heraldcorp.com
지난 1일 서울 한 사립대 내에 위치한 강희숙 씨의 꽃가게. 임시로 한 달만 운영하고 있어 꽃들이 바닥에 이리저리 놓여 있다.주소현 기자/addressh@heraldcorp.com

서울 시내 한 사립대 내 상가에서 꽃집을 운영하던 강희숙(64) 씨는 지난 1일을 끝으로 정들 었던 캠퍼스를 떠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지난 1년간 졸업식이나 입학식을 비롯한 각종 학교 행사가 연기·취소된 탓이다.

강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다가 15년 전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대학 내에 위치한 데다 근처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있어 입학·졸업은 물론 스승의 날, 연주회나 발표회 같은 각종 학과별 행사 때면 강씨 가게 꽃이 많이 쓰였다. 강씨는 “고정 손님이 많다 보니 조금 손해가 나더라도 좋은 꽃만 쓴다고 자부해 왔다”며 “(평소)큰 행사가 없는 달은 빠듯하기도 했지만 3~5월 매출로 보충하며 지낼 수 있었다”고 했다.

대학과 중·고교의 학사일정에 매출을 의존했던 강씨의 꽃집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대면과 비대면 수업이 혼재했던 지난해 1학기에는 단체 예약을 받았다가 바로 전날 취소돼 수십만원어치 꽃을 버리는 사례도 부지기수였다. 월세 300만원에 관리비까지 감당하기 어려워진 강씨는 결국 지난해 9월 지하철역 기준 두 정거장 떨어진 한 주상복합건물로 가게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줄곧 자리가 비어 있던 공간에서 강씨는 지난 2월 한 달만 영업을 재개했다. 코로나19 방역에 어느 정도 대비가 된 해당 대학이 학위수여식을 열지 않는 대신 학생들에게 학사모를 빌려주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면서 다시 꽃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두 가게를 병행하던 강씨는 지난 2월 중순부터는 아예 새로 연 가게 문을 닫고 캠퍼스 내 가게에만 집중했다.

쇼케이스, 선반 등도 갖추지 못한 6평 남짓한 가게. 바닥에 꽃이 있는 양동이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지만, 단골 손님들은 강씨의 가게임을 알아보고 다시 찾았다고 한다. 비가 내려 인적이 거의 끊겼던 지난 1일 가게에서 만난 강씨는 “내일(2일) 있을 고교 입학식을 위해 꽃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것만 마치면 정말 영업은 끝”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털어놨다. 그날 따라 신학기를 맞아 리본을 동여 맨 화분들이 가게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코로나로 너무나 달라진 입학·졸업이 대부분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그 속에서 또 다른 서민이 힘들게 살아 내고 있었다. 바로 입학·졸업이 대목이었던 강씨 같은 꽃집 주인들과 사진사였다.

지난 2월 고려대, 동국대, 이화여대, 서울대 등 여러 대학 캠퍼스를 누볐던 사진사 안성우(63) 씨도 지난해 여름 학위수여식부터 “일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학들이 기념사진 촬영 기간을 짧게는 일주일부터 보름 넘게 주면서 학생들이 분산된 탓이다.

지난 2월 25일 고려대를 끝으로 사진사 허모 씨도 졸업식 시즌을 자체적으로 마무리했다. 입학도 아예 열리지 않아 대학 외에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갈 생각도 접었다. 허씨는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4분의 1 수준”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주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