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 보류기간 연장될듯

은성수 “살리는 게 좋다” 이후

HAAH vs 산은 치킨게임으로

쌍용차의 운명결정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4월 재보궐 선거가 숨은 변수가 되는 모습이다. 결국 일자리와 관련된 표 때문에 정부가 지원에 나설 것을 간파한 인수후보 HAAH오토모티브(HAAH)는 인수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확실한 회생계획이 없으면 지원할 수 없는 산업은행도 정부와 여당의 입장을 감안해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쌍용차는 3월 2일 회생절차개시 보류를 다시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 신청을 하면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해, 2월말까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보류된 상태다. 보류 기간 동안 HAAH와 매각 협상을 진행해 사전회생계획안(P플랜)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HAAH는 최근 협력업체의 납품 거부에 따른 조업 중단영향을 따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속셈은 정부로부터 더 나은 지원 조건을 얻어내기 위해 ‘벼랑 끝 전술’을 펴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HAAH는 쌍용차 유상증자에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며, 산은에도 그에 상응하는 금액의 투자를 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특히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최근 쌍용차에 대해 “살리는 것이 좋다. 이동걸 산업은행장과도 큰 틀에서 살리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나눴다”라거나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것보다 쌍용차를 살리는 것이 낫다”라고 말해 협상전략 상 HAAH가 우위에 서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4월 서울·부산시장 등의 보궐선거를 앞둔 정부로서도 쌍용차뿐만 아니라 수많은 협력업체의 명운이 걸려 있는 문제를 마냥 미뤄둘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산은은 공식적으로는 “쌍용차가 마련한 P플랜을 보고 사업성을 따져 지원을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 상황으로는 HAAH가 이 조건을 충족하고 있지 못하는 셈이다. 원칙대로면 지원은 어렵다. 다만 쌍용차 파산으로 협력업체들이 줄도산한다면 산은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그럼에도 산은은 HAAH와의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을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