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美 제재 철회 전 핵합의 복귀 없을 것”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美 핵합의 복귀 준비 완료…이란 응답 없어”
이란, 23일부터 IAEA 핵 사찰 거부…IAEA 사무총장 방문 후 3개월 임시 해법 합의
美·이란, 억류 민간인 석방 놓고 접촉 시작…핵합의 협상으로 이어질지 관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과 이란이 이란 핵합의(JCPOA,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귀를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거부하겠다는 ‘벼랑 끝 전술’과 함께 미국의 선제적인 제재 철회 없이 핵합의 복귀는 없다는 이란의 강공에 미국 역시 이란의 선(先) 합의 복귀를 강조하며 맞서는 모양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이란 프레스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모든 제재를 철회하기 전에는 핵합의에 복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제재를 먼저 해제해야 협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압력과 제재, 괴롭힘에 중독돼 있지만, 이는 이란에 통하지 않았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대 압박 정책이 실패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정책은 바꾸지 않았다. 모든 당사자가 핵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한다면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CBS 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의 핵 보유를 막기로 결심했고, 최선의 방법은 외교”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우선적인 제재 해제에 대한 언급 없이 “JCPOA 복귀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란 측의 답변이 없다”며 이란의 선제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에 이란은 21일까지 핵합의 당사국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23일부터 IAEA 사찰을 거부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자리프 장관은 “23일부터 핵 시설에 설치된 IAEA의 감시 카메라 연결을 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협상장에서 먼저 박차고 일어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앞서 미국은 18일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3개국 외무장관과 화상회의에서 JCPOA 복원을 위한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자리프 장관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IAEA 사찰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도 “이번 조치가 JCPOA 완전 탈퇴를 의미하는 최후통첩은 아니다”라며 “상대방이 의무를 준수하면 우리는 곧바로 우리의 의무를 준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 사찰 거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란을 방문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의 협의에서도 이란은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핵 사찰을 지속할 수 있는 3개월짜리 ‘임시 해법’에 합의하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는 데 초점을 맞췄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란 테헤란에서 회담을 마친 뒤 돌아온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스트리아 빈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3개월 해법에도 핵 사찰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지만, 우리가 동의한 것은 실행 가능한 것”이라며 “양측의 의견차를 줄이는 데 유용한 합의에 도달했고, 이것이 현재 교착 상황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 합의와 관련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과 이란 양측은 간첩 혐의로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두고 접촉을 시작했다. 전문가는 이번 협상이 양국 간의 핵합의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중립국인 스위스 대사관을 통해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과 관련된 의견을 교환했다”며 “미국 내 억류된 이란 포로를 맞교환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도 CBS 인터뷰에서 “이란과 억류 민간인 석방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고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