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된다고 단정도 못해”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금융당국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이익공유제에 대해 “정책 목표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9일 “은행 등에 대한 배당 제한 권고는 코로나19로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라는 정책 목표에 따라 필요한 최소수준(배당성향 24→20%)에서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권고한 것”이라며 “이익공유제는 정치권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가 될 지 알 수 없지만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 은행과 은행지주회사에 대해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하라고 권고했다. 리스크에 대한 손실흡수능력을 쌓으라는 취지인데, 정치권에서 추진 중인 이익공유제와 충돌한다는지적이 많았다. 논란이 커지자 금융위는 8일 설명자료를 배포해 “배당 제한은 해외 대부분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 정책이 모두 한 방향을 가르키는 것은 아니며 소상공인 대출만기연장, 이자상환유예처럼 돈을 적극적으로 풀어야 하는 수단을 쓸 수도 있고, 배당 제한처럼 조이는 수단을 쓸 수도 있는 것”이라며 “코로나 상황에서도 은행과 차주 모두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정책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패키지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치권이 이익공유제를 어떻게 시행할 지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배당 제한과 모순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배당 제한 권고가 지나치다는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은행 배당성향이 영국은 90%, 유럽은 60%에 달하다보니 제한이 이뤄진 것”이라며 “국내은행은 24%로 이미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어서 비교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어떤 은행은 당국의 권고 이전에도 배당성향이 20% 이하여서 이번 권고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다”라며 “일률적으로 배당성향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